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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관광기념품 하나가 천 냥 홍보를 한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佛 와인·伊 가죽제품·濠 부메랑 등

여행지 기념품 '특별한 추억' 선사

우리도 지역스토리 담은 상품으로

관광객에 한국의 향기 느끼게 해야





여행지에서 기념품을 구매하는 것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를 위해 또는 지인을 위한 선물로 기념품을 고르며 즐거워한 기억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현지에서 기념품을 발견하는 기쁨 외에도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을 일상으로 가져와 그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회상하기도 한다. 언제가 그곳을 다시 방문하기를 꿈꾼다. 이런 면에서 관광 기념품은 한국의 이미지를 브랜딩하고 한국 여행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으로 한국 관광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888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약 61%를 회복했고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관광과 문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비해 한국 여행을 기억할 만한 매력적인 기념품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해외 관광 강국의 경우 프랑스의 부르고뉴·보르도·알자스 등 지역별 와인, 이탈리아 피렌체의 가죽 제품, 호주의 부메랑, 핀란드의 인기 캐릭터 무민 제품 등 그 나라를 방문하면 꼭 사가야 할 대표 기념품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국내 관광 기념품 업계는 타 업계에 비해 영세하고 기념품 제작 단가가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령 수요가 있더라도 그것을 감당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유통 경로 확보도 어려운 데다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 노하우도 부족하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명력을 갖고 유통·판매까지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998년부터 우수 관광 기념품을 찾기 위해 매년 공모전을 개최하며 전국의 다양한 기념품을 발굴해오고 있다. 올해 공모전에서는 특히 프리미엄 부문을 신설하는 등 제품의 종류와 가격을 다양화해 국내외 관광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최근엔 수상작 선정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 컨설팅 및 민간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등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동남아 e커머스 플랫폼인 ‘쇼피’, 세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US’에 수상작을 입점시켰다.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박람회’를 개최해 공모전 수상작을 포함한 다양한 관광 기념품의 매력을 알리며 업계에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지역 색을 담은 상품들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광 기념품 분야도 공예품 중심에서 식품·디자인·생활용품 등으로 다양화되고 소비자의 시선을 끌 만한 제품들도 많아지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지역별 스토리를 담은 상품들을 발굴해 외국인 대상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홍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을 추억할 수 있는 기념품은 방문객을 그 지역으로 이끌고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에 보탬을 줄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듯 기념품 하나로 천 냥의 홍보를 한다면 과장일까.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기념품을 꺼내보며 한국 여행을 추억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들이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한국 홍보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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