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출장 중에 혹서의 날씨에도 보호 장비 하나 없이 오토바이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을 봤습니다. 뒤에서 엄마 허리를 잡은 채 졸고 있는 아이가 손이라도 놓게 되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안전한 대중교통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국내외서 다양한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동남아시아의 K산타’로 변신했다. 라오스에 버스 600대를 기증했는데 이 회장은 2월에도 캄보디아에 버스 1200대를 기부해 올해 동남아 국가에 기부한 버스만 1800대에 이른다.
14일 부영그룹은 13일(현지 시간) 라오스 총리실 앞 광장에서 버스 600대 기증식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키캐우 카이캄피툰 부총리, 아룬싸이 순나랏 총리실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시판돈 총리로부터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라오스 명예 시민권과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훈장인 1등 개발훈장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라오스의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잇따른 해외 기부 활동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고 해당 국가와의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공공 외교의 성격을 띤다”며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할 때 한층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기부된 버스에는 부영을 상징하는 원앙 마크와 한국어로 ‘사랑으로’가 적혀 있다. 앞서 캄보디아에 기부한 버스 1200대 중 700대는 현재 운행 중이며 500대는 내년 4월까지 전달될 계획이다. 라오스에도 600대 중 300대는 이미 도착했으며 남은 300대도 내년 4월까지 전달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두 나라의 기존 주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와 뚝뚝이가 버스로 전환되면 국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학생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냉방 장치가 있는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책을 보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판돈 총리는 “부영그룹의 버스 기증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돼 라오스의 교통 체증 문제가 해결되고 라오스 국민들의 안전과 편익이 증진될 것”이라며 “라오스의 사회 발전에 힘써주시는 이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은 버스 외에도 라오스에 디지털 피아노 2000여 대, 교육용 칠판 3만여 개를 기증했다. 또 초등학교 300개교의 건립 기금 약 78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태권도센터 건립 발전 기금 약 40만 달러를 쾌척했고 컨테이너 83대 분량의 의류와 신발을 기부하거나 현지 문화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디지털 피아노 3000여 대와 칠판 4만여 개, 초등학교 300개교 건립 기금 약 890만 달러를 기부하고 태권도 발전 기금 약 55만 달러를 비롯해 컨테이너 3대 분량의 의류 및 신발 기부, 응급차 등 의료 기금을 지원했다.
이 회장은 캄보디아의 국가 발전과 한·캄보디아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4월 캄보디아 왕국 최고 훈장인 국가 유공 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한편 부영그룹은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1조 10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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