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여부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28일 오후 4시(우리 시각 29일 0시) 이후에 판가름 난다. 정부와 부산시는 리야드를 꺾고 대역전극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민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와 개최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2030엑스포 개최지는 182개국 BIE 회원국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182개국 중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는 도시는 개최도시로 바로 선정된다. 1차 투표에서 참여국 중 1개 도시가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면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 투표로 치러진다. 당초 리야드가 유리했으나 현재는 사우디가 긴장감을 갖고 있을 만큼 팽팽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그 만큼 부산은 1차 투표에서 로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후 로마를 지지하는 표를 가져와 개최권을 따낼 전략이다. 로마를 선호하는 국가들이 리야드보다는 부산에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관건은 부산과 리야드의 표차가 크게 벌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1차 투표에서 우리나라가 최대한 많은 표를 확보하는 동시에 로마가 리야드 표를 최대한 많이 잠식해야 2차 투표에서 승산이 충분한 것으로 점쳐진다. 계획대로 부산이 2차 투표에서 역전할 경우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역사상 첫 결선투표 역전 사례가 된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정부는 아프리카와 태평양도서국의 표심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단체 표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일본의 한 신문이 “일본 정부가 부산 엑스포를 지지하기로 방침으로 정했다”는 보도는 투표 직전 리야드를 지지하던 국가들의 표심 변경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정부와 시는 이날 총회 투표 직전에 열릴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부산 이니셔티브’ 등을 강조하며 BIE 대표단의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대한민국의 성장 경험과 기술을 회원국과 공유하고 협력해 기후·보건·식량 위기 등의 해법을 함께 모색하자는 내용이다.
최근들어 정부와 재계, 부산시 등으로 꾸려진 ‘코리아 원 팀’(Korea One Team)이 투표장소인 파리에서 분초를 쪼개 마지막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치 경쟁이 치열한 탓에 접촉 중인 국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방식으로 물밑 유치 교섭 활동을 벌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역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유치전인 만큼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면 2030년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6개월간 부산항 북항에서 열린다. 이 기간 200여 개국 5050만 명의 관람객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61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0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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