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온라인 기반 패션기업 쉬인(Shein)이 비공개로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쉬인은 상장 주간사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소식통들은 내년에 주식 거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쉬인은 중국인 쉬스카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고 재작년 본부를 중국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쉬인은 본부를 이전한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쉬인 지난 5월 자금 모집 때 기업 가치를 660억달러(약 85조 6000억원)로 평가받았다. IPO 때는 이보다 올려 받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쉬인은 창립한 지 1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저가 전략으로 전세계 수억 명이 이용하는 주요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150개가 넘는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30억달러, 순이익은 8억달러를 기록했다. 쉬인의 최대 판매 시장은 미국이다.
현재 쉬인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미국 아마존, 중국 테무와 경쟁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의류 소매업체 포레버21의 지분을 인수해 오프라인 판매 루트를 개척하고 있고 영국 여성 패션 브랜드 미스가이디드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고금리로 위축됐던 미국 IPO 시장에 쉬인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2021년 전기차 회사 리비안이 대어로 평가받았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기대만큼 좋지 못하다.
다만 쉬인이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는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미 의원들은 쉬인에 중국 신장 지역에서 면화를 공급받는지를 소명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쉬인이 상장 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배제했다는 점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쉬인은 강제노동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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