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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벗겨도 또 포장…쓰레기 못 줄이는 재포장 금지법

꽃도안녕·서울환경연합, 재포장 금지 확대 기자회견

? 꽃도안녕 팀과 서울환경연합 등 관계자들이 22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재포장 금지법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재포장 비닐이 포장 쓰레기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은 약 200개 가량의 재포장 비닐 옷에 잡아먹힌 해골의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꽃도안녕’ 팀과 서울환경연합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광장에서 쓰레기를 줄이지 못하는 현행 재포장 금지법의 허점을 알리고 재포장 금지법의 확대를 정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2일 진행했다.

이날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재포장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콜라·사이다·캔커피 등 음료제품, 치즈·우유·요거트 등 유제품, 만두·너겟 등의 냉동식품, 라면·두부·과자·견과류·건어물 등 기본식재료, 샴푸, 린스, 갑티슈, 비누 등 생활환경제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대부분의 영역에서 재포장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1리터 용량의 유제품 두 개를 비닐에 넣어 판매하던 것이 비닐 띠지로 바뀌었고, N+1 행사제품도 불필요한 포장재 대신 할인기준에 맞춰 개수만 챙겨가면 되는 형태로 바뀌었다”며 이제 예외로 규제되고 있지 않은 라면 재포장 등을 규제하기 위해 재포장 금지법의 고삐를 다시 한 번 죌 때라고 지적했다.

송민서 꽃도안녕 팀원(제로웨이스트샵 꽃삼월 대표)은 “좀처럼 줄지않는 쓰레기 문제를 근본부터 살펴보기로 했고 지난 8월부터 재포장 금지법 확대를 위한 재포장 어택을 진행하게 됐다”며 꽃도안녕 팀의 활동을 소개했다. 재포장 어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재포장은 1차 포장과 달리 포장을 하지 않아도 제품의 상태, 성능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포장이다. 단순히 편리함을 위해 한번 더 포장하는 과대포장에 불과한 이 재포장은 심각한 쓰레기 문제 중 가장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며 재포장 금지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법이 예외없이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꽃도안녕 팀은 제로웨이스트샵 꽃삼월, 도가게, 안녕상점이 결성한 팀이다. 이 팀은 지난 8월부터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와 함께 하는 ‘무엇이든 쓰레기어택’ 지원사업으로 재포장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끌어 왔다. 지난 9월 15일부터 11월 17일까지 시민 대상의 재포장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10월 3일부터 11월 3일까지는 제로웨이스트샵 18곳과 함께 재포장 비닐을 모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재포장 인식조사와 수거 캠페인 참여자인 성예람 알맹상점 캠페이너는 “한 달 동안 손님들은 다양한 종류의 재포장지와 함께 알맹상점을 방문했다. 소비자들은 5개 묶음 상품의 가격이 낱개 상품 5개의 가격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묶음 포장된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상품이 필요한 것이지,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포장재 쓰레기를 구매하고 싶지 않다”며 정부와 기업이 번들 포장지 쓰레기의 발생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꽃도안녕의 재포장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선호하는 포장 형태에 대한 질문에 69%(245명)가 낱개포장, 31%(110명)이 재포장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낱개포장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87.4%가 ‘필요한 만큼 구매하고 싶어서’가 가장 많았고 재포장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낱개보다 재포장 가격이 저렴할 것 같아서’가 76.1%로 가장 많았다. 재포장금지법 시행으로 포장류 쓰레기 발생량이 줄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답변에는 65.6%가 ‘아니다’, 34.4%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4개 이상의 재포장에 대한 규제도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95.2%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강요받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여전히 포장 속 포장이 많아 과한 포장으로 인해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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