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관문 손잡이에 ‘고추장 테러’를 가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산 가운데 범인의 정체가 이웃 주민의 남자친구로 밝혀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이와 같은 테러를 당한 주민의 피해 사연이 소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지난 7월31일 오후 6시30분께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현관문 손잡이에 끈적한 고추장이 묻어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A씨는 "공포스러웠다. 문손잡이에 얇게 완전 골고루 발라져 있었다"며 "한 이틀 뒤에 이번에는 처음이랑 다르게 시뻘건 고추장이 아니라 거무스름한 뭔가 건더기 이렇게 덩어리 같은 게 막 있는 그거를 또 여기 손잡이에 다 발라놨더라"고 하소연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 A씨는 "두 번째 하니까 더 멘붕이 오고 놀라고 공포스럽고 도대체 이거 뭐야. 누가 왜. 막 그러면서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서 그때 경찰서에 신고를 바로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누군가 악의를 품고 장을 바른다는 생각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두 달 뒤 테러범의 모습을 확인하게 됐다. CCTV 영상 속 남성은 오후 9시를 넘긴 시각 A씨 집 앞에 다가와 비닐장갑을 끼고 무언가를 덕지덕지 바르고 있었다.
A씨는 "공포심이 생기더라.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이 사람 하는 행동이 되게 침착했다. 차분하게 (고추장을) 바르고 있었다. 불안하고 찝찝했다"고 떠올렸다.
SBS와 머니투데이 등에 따르면 범인은 옆집 이웃의 남자친구 B씨였다. 이후 B씨는 스스로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고추장 테러가 층간소음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일주일 중에 한 5일 정도 왔다 갔다 한다. 방음이 잘 안된다. 저도 낮에 잠을 자고 이런 걸 좋아하니까 밤에 일찍 자야 하는 스타일이다. 못 자다 보니까 저도 일에 지장이 가고 업무 보는데도 지장이 간다. 층간소음 스트레스 많이 받는 건 아시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양옆 위아래 주민들도 다 스트레스받는다. 밑에 층에서 올라가서 한 번 뭐라 했던 적이 있었다. 복도에서 싸우는 소리도 들리고 뭐라 뭐라 얘기하는데도 안 들으시는 것 같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8월, 10월은 자신의 소행으로 인정하면서도 7월의 첫 번째 테러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장을 바른 이유를 묻자 그는 "거기다가 실제로 인분을 투척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셔서 홧김에 그거랑 최대한 비슷하게 생긴 걸 이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B씨의 주장과 달리 관리사무소 측과 이웃 주민들은 A씨가 특별히 소음을 일으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민원일지를 쭉 봤는데 그쪽(A씨)하고 언쟁한다거나 얘기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A씨의 또 다른 옆집 주민도 "(소음과 관련해) 그런 거 없다. 옆집에 아이가 사는 줄도 몰랐다"고 전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B씨 여자친구의 동생은 "저희 언니는 되게 당황스럽다. 사는 사람도 아닌데 와서 사고를 쳐놓고 갔다. 소음이 나는 집이 있긴 하지만 그 집이라고 특정할 수 없는 구조다. 근데 거기가 맞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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