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내년에도 쌀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경우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쌀 가격이 계속해서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소날 바르마 노무라홀딩스 인도 및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신에 “인도가 내부적으로 쌀 가격의 상승 압력에 직면하는 한 (수출) 규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선거 이후에도 국내 쌀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수출 제한 조치들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지난해 9월 부스러진 쌀알(싸라기·broken rice)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정부 허가 없이 비(非)바스마티 백미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동시에 쌀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최저 가격 이하 수출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전세계 쌀값 벤치마크인 태국산 쌀 가격은 8월 MT(메트릭 톤)당 635달러로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쌀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24%나 올랐다.
분석가들이 인도의 수출 규제 유지를 전망하는 근거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선 도전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민을 위한 식량 무료제공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식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데, 총선이 내년 4~5월로 예정된 만큼 이 목표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델리의 쌀 소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 높은 상태다.
나아가 엘니뇨 현상으로 각국의 쌀 생산이 감소하면서 세계 쌀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에 가뭄을 유발하는데, 세계기상기구(WMO)는 적어도 내년 4월까지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태국 정부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2023~2024시즌 쌀 생산량이 6%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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