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제3국에서 공동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는 후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전 국무부 장관이 맡았다. 행사장의 300석 가량 되는 좌석이 가득 찬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 정상은 좌담회와 함께 스타트업 기업인과 간담회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혁신의 산실인 스탠퍼드대 교정을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스탠퍼드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설립과 관련이 깊은 곳”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3국 사이의 원천기술 협력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며 “세 나라가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최근의 과학기술 변화는 눈여겨볼만한 수준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과학기술 분야의 이노베이션은 한 나라가 일으킬 수 없다”며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AI와 디지털은 인간의 후생을 확대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며 “기술이 개인과 사회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글로벌 거버넌스를 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좌담회에 이어 열린 한일 스타트업인 간담회에는 이재성 트웰브 랩스 대표, 배정용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 이동희 딥블루닷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일년간 양자 외교를 통해 양국 관계가 상당히 회복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두 정상은 좌담회에 앞서 올해 일곱 번째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국제사회에서 저와 가장 가까운 분’으로 소개하며 “(한일 양국은 이제) 거의 모든 국정 분야에서 직급별로 원활하게 셔틀 외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렇게 윤 대통령과 나란히 이야기하니 감회가 깊다. 윤 대통령과 저에게 오늘은 빅 데이”라며 “저와 윤 대통령은 함께 양국 관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한 해 동안 일곱 번의 정상회담은 문자 그대로 신기록”이라고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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