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타이틀로는 부족한 모습이다. 올 시즌 2승을 올린 이다연(26·메디힐)은 그 이상을 원한다. 한 번 더 트로피를 들어 올려 다승왕까지 이루겠다는 태세다.
이다연은 10일 강원 춘천의 라비에벨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5언더파 2위 임진희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두 달 만의 승수 추가를 향해 잰걸음을 했다. 이들을 이어 3위(4언더파)에는 9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했던 정소이가 이름을 올렸다.
KLPGA 투어 데뷔 8년 차인 이다연은 4월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9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강자 이민지와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정상에 서 시즌 2승이자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아직 KLPGA 투어가 시상하는 개인 타이틀을 따낸 적 없어 아쉬움이 큰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임진희·이예원·박지영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로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려 한다.
5번·6번 홀 2연속 버디로 출발한 이다연은 12번 홀(파3)에서 12m가 넘는 버디 퍼트를 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15번 홀(파5)에서는 77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핀 50㎝ 안쪽에 붙여 버디를 보탰고 1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10m 남짓한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홀에 떨어뜨리며 경기를 마쳤다.
이다연은 “퍼트 거리감이 굉장히 좋았다. 퍼트에 두려움이 없어지다 보니 후반이 더 어려웠는데도 공략을 잘 할 수 있었다”며 “날씨가 추워서 마음을 내려놓고 플레이했는데 오히려 더 잘 풀린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대회가 열린 라비에벨CC는 최저기온 3도로 쌀쌀한 날씨 때문에 귀마개를 하거나 손난로로 손을 녹이는 선수들도 보였다.
‘슈퍼 루키’로 주목 받은 3인방 중에는 방신실이 2언더파 4위로 출발이 가장 좋았고 황유민이 이븐파 공동 5위로 뒤를 이었다. 신인상 포인트 1위 김민별은 6오버파 공동 53위로 부진했다. 김민별은 이번 대회를 마치기만 해도 포인트 2위 황유민의 성적과 관계없이 신인왕에 등극한다.
인기 선수 세 명이 묶여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 조에서는 박현경과 박성현이 나란히 1오버파로 공동 11위에 올랐고 이보미는 6오버파를 적었다. 최근 은퇴를 결정한 KLPGA 투어 통산 5승의 김시원(개명 전 김민선5)은 박성현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대상(MVP)과 상금왕 타이틀을 조기 확정한 이예원은 공동 32위(4오버파)에 자리했다. 최소타수상도 예약한 그는 다승왕까지 4관왕을 노린다. 성공하면 2019년 최혜진 이후 4년 만의 4관왕이다. 신경통 탓에 3주 휴식 뒤 타이틀 방어에 나선 박민지는 트리플 보기 1개, 더블 보기 2개 등으로 11오버파를 쳐 77명 중 최하위에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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