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맥주는 중국의 자랑이다. 독일 조차 시절인 1903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경제성장과 함께 먹거리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대중 음료로 자리 잡았고 한국에도 수출하며 유명세가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 폭로성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칭다오맥주는 ‘오줌 맥주’라는 오명을 썼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인들은 경악하며 칭다오맥주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어떤 이는 칭다오맥주를 보고 구토하는 영상을 만들어 배신감을 표시했고 어떤 이는 “믿었던 대중 맥주에 오줌을 담았으니 앞으로는 대중 맥주가 아닌 고가 맥주를 구매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중국 정부도 철저한 조사와 함께 오줌 맥주의 주인공을 구속하며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칭다오맥주가 옛 명성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이한 것은 중국 내 특히 칭다오에 있는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중국 먹거리 위생 문제가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고 하나둘도 아닌데 이렇게 분노하는 중국인들의 반응이 오히려 새삼 놀랍고 신비하다는 냉소적 분위기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중국 사람들이 먹거리로 경악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일종의 주기적 행사다. 알몸 김치, 멜라민 분유, 골판지 만두, 화학약품 달걀, 가짜 꿀, 눈 멀게 하는 고량주, 식염수 백신, 양고기로 속인 고양이 고기 등 그간 어느 것 하나 절대적인 신뢰하에 먹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에 중국 정부도 위해 식품 제조 및 유통자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도 가능한 법을 앞세워 엄중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배금주의에 찌들어 있는 중국인 특유의 비양심적 상술에는 정부 정책도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에 익숙해졌는지 오줌 맥주는 그간 적발이 안 됐을 뿐 새삼 경악할 일도 아니며 중국 먹거리에 대한 지속적인 경계심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반응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중국 먹거리가 크게 유행하는데 그 원인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의 한국 거주가 증가하면서 그들만의 먹거리와 자체 보급이 확대돼 한국 청년들이 호기심에 그 먹거리를 접촉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 음식은 중독성이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향료와 자극적인 맛에 빠져들고 소비는 확대된 것이다.
청년들에게 유행하는 마라탕·탕후루 이런 것들은 모두 맵고 짜고 달아 아이들의 입맛을 중독시키며 대중성을 높여가고 있다. 그리고 만일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치과, 그리고 당뇨약·위장약이 한국에서 대박을 칠 것이라는 예측은 농담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다양성과 우수성에 기반한 문화라면 한국에 유입돼 더 발전하고 새롭게 태어나겠지만 중독성에 기댄 먹거리라면 먹으면 먹을수록 우리 몸을 병들게 할 것이다. 누군가는 병든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돈을 계산하며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칭다오 오줌 맥주 사태는 “한국에도 좋은 음식이 많은데 왜 굳이 중독성 있는 나쁜 음식을 즐겨 먹나요? 오줌 맥주도 한번 먹어 볼래요? 이래도 먹을래요?”하면서 일종의 쇼크 요법을 통한 절제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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