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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춥다…갑자기 찾아온 겨울, 운동해 말어 [헬시타임]

8일 입동 앞두고 영하권 추위…한랭질환 주의보

50대 이후 근육량 부족하면 저체온증에 더욱 취약

고혈압 있으면 혈관 터질 위험 4~5배 가량 높아져

입동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새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닷새 전만 해도 기온이 25.9도까지 오르면서 반팔 옷을 입어야 할 정도였지만, 두꺼운 패딩점퍼가 필요한 겨울 날씨로 바뀌었다. 절기상 입동(立冬)인 내일(8일)은 최저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지며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 낮까지 반짝 추위가 이어지다 9~10일부터 날이 풀리고, 주말께 평년보다 추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기온 변화가 극심한 시기에는 고혈압 등 심뇌혈관이 있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 변화로 혈압이 상승하면 부정맥·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덩달아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약자는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평소 건강을 위해 산책 등 야외 운동을 꾸준히 챙겨왔더라도 체온 변화가 급격한 시간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겨울철 건강관리 방법을 살펴보자.

◇ 여성이 추위 더 많이 탄다? 틀렸다…저체온증은 남성이 더 많아


겨울 한파에 가장 우려되는 질환으로는 한랭질환을 빼놓을 수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절기(2022.12~2023.2) 447명이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됐다. 이전 겨울철에 한랭질환으로 신고된 300명보다 49%나 증가한 규모다.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67%는 저체온증이었는데, 남성이 67.8%로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가장 많은 22.8%를 차지했다. 지난 겨울 한랭질환 사망자는 12명으로 직전 겨울 9명보다 3명 늘었다. 사망자 중 10명이 기저질환을 가진 65세 이상 노인으로 확인돼 고령층이 한파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한랭질환의 대표 증상인 저체온증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철~겨울철 중에 많이 나타난다. 무리한 트래킹이나 등산으로 땀을 많이 흘려 옷이 젖고, 기진맥진할 때 발생 위험이 높다. 특히 50대 이후 근육량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저체온증 발병 가능성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는데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체온 유지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진다. 노인은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사율이 떨어져 젊었을 때보다 체온 유지가 쉽지 않다. 최 전문의는 "저체온증은 시력과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혈액 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심하면 심장기능이 떨어져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고혈압 있으면 겨울철 뇌출혈 등 심뇌혈관질환에 더 취약




한랭질환과 함께 한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질환은 심뇌혈관질환이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한다. 그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뇌혈관 혈압이 1520mm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가 드물다. 그에 비해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혈관이 터질 위험이 정상 혈압인 경우보다 4~5배 가량 높다고 알려졌다.

한파 경보가 발효됐을 때는 급성 심근경색에도 주의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이다.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은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 사진 제공=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최 전문의는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과 혈관 부담이 증가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며 “한파에 맞서 저체온증과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체온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되,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18~20도)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내복을 착용하고,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 전문의는 “겨울에는 추위로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며 "하루 중 기운이 높은 오후나 초저녁 시간을 이용해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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