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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때 마다, 고속버스 탈 때마다 배가 아프다고? '과민성 장 증후군'! [한방 원펀치]

별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속이 안 좋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필요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으로 복통, 설사, 트림, 방귀 증상 나타나

증상 완화 위해 ‘식이요법’, ‘운동’, ‘심리적 안정’ 중요

장을 건강하게 하는 ‘한약’, 손으로 치료하는 ‘내장 추나요법’도 도움

■문학진 한의사·한의학 박사

시험 때마다, 고속버스 탈 때마다 느닷없이 배가 아프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얘는 학교 가기 직전에 꼭 화장실에 가요. 매일 지각할까 봐 얼마나 걱정인지….”

“고속버스 타기가 무서워요. 중간에 화장실 급해서 낭패 봤던 적이 많거든요. 그래서 차를 오래 타야 할 때면 미리 화장실을 들러야 해요. 그래도 불안하죠.”

“갑자기 설사 할 때가 잦아서 주변 화장실 위치를 다 외우고 다녀요. 찬 음식 먹으면 설사 해요. 백퍼!’

“중요한 시험을 보는 도중에 배가 아파서 시험 망쳤어요.”

차를 타고 가는데, 꽉 막힌 길에서 갑자기 배가 아프고 신호가 오면 안절부절 식은땀이 흐른다. 화장실이 한시가 급하다. 심호흡도 하고,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 시키기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겪어본 사람은 그 고통을 안다. 제시간에 화장실에 도착하면 다행이지만, 화장실에 채 도착하기 전에 큰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잦아 인터넷이나 라디오에 종종 사연이 올라온다.

이처럼 배탈 날만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차를 타고 가다 화장실이 급해서 혼났던 경험이 있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또는 ‘과민 대장 증후군’이라도 부르는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음식 또는 기질적 이상과 상관없이 스트레스, 긴장, 불안에 의해서 또는 별다른 이유 없이 복통, 복부 불편감, 설사,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기능성 장 질환이다.

장염과 달리 복통이 심해도 변을 보고 나면 대개 없어진다. 점액 변, 복부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피로, 두통,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동반되기도 한다. 수 개월에서 몇 년간 증상이 지속되면 생활이 많이 불편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치명적인 병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만약 최근 계속 속이 안 좋았다면 지금 당장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설사, 복통, 잦은 가스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과민성 장 증후군 진단을 받기 때문이다. 애꿎은 음식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떨 때 ‘과민성 장 증후군’ 진단이 내려질까?

전문가들이 정한 ‘로마기준 Ⅳ’에 따르면 과민성 장 증후군은 6개월 이전부터 시작되고, 적어도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1번 이상 복통이 반복되면서 배변 횟수나 대변 모양 등이 변하는 경우다. 특별한 이유 없이 복통, 복부 불편감, 복부팽만 등이 6개월 동안 반복되는 기능성 소화질환이 과민성 장 증후군이다.

세부적으로는 ‘변비 우세형’, ‘설사 우세형’, ‘혼합형’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나눈다. 일본 와세다 대학교 등 여러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인의 과민성 장 증후군 유병률은 16% 정도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혼합형 과민성 장 증후군’의 비율이 높다. 수시로 설사를 하다가 갑자기 몇 일 변을 못 보기도 하고, 다시 느닷없이 배가 아프면서 설사를 하는 등 들쭉날쭉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증상 완화를 위해선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음식 조절이 필수다. 음식이 장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드맵(FODMAP)’이 낮은 식단을 권한다. ‘포드맵’은 식이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장을 자극하는 당분이다. 유제품에 포함된 유당, 콩류에 함유된 갈락탄, 보리나 잡곡에 들어있는 프럭탄, 주스나 탄산음료에 들어있는 과당, 자일리톨이나 만니톨 같은 인공감미료 등이 ‘포드맵’으로 장 건강에 좋지 않다.



반면 백미, 현미, 감자, 육류, 생선, 계란, 두부, 바나나, 포도, 토마토, 가지, 오이, 시금치, 김, 참깨 등은 포드맵이 적은 음식으로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장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식사, 꼭꼭 씹기, 커피나 술∙탄산음료 줄이기, 식이섬유 많은 음식 먹기, 매운 음식 자제 등도 지켜야 한다.

운동은 몸 건강 뿐만 아니라, 장 건강에도 좋다. 가능하면 주 3~5회, 1회 20~60분 정도의 중등도 또는 강한 운동을 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또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는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도 많다. 장 상태가 심리적 상태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사소한 심리적 요인들도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다. 가령 ‘버스를 탔는데 배가 아프면 어떡하지’와 같은 불안, 시험을 앞둔 긴장감,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복통, 설사, 변비가 생기곤 한다. 이런 경우라면 요가, 명상, 취미 활동 등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과 심호흡 등으로 긴장을 풀면 좋다.



한의학에서는 장이 차고 약한 것을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으로 본다. 찬 음식이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 하거나, 심지어 잘 때 배 위에 이불을 덮지 않아도 복통 설사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장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을 통해 장을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치료를 진행 한다. 만약 심리적 요인으로 장이 과민한 경우에는 심신을 안정 시키는 ‘한약’을 처방한다. 또 복통, 복부 팽만,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침 치료나 뜸 치료가 증상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만약 장 운동이 너무 활발하거나 저하돼 있다면, 장의 움직임을 조절해주는 ‘내장 추나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추나요법은 근육, 척추 등 근골격계 통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등 내부 장기의 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효과가 크다.

‘골골이 팔십’이라는 옛말이 있다. 작은 병을 달고 살면서 잘 관리하고 단련하면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중병은 아니지만, 일상의 삶을 불편하게 하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과민성 장 증후군’을 내 건강의 파수꾼으로 삼고, 식이요법에 신경 쓰고 틈틈이 운동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면 건강 백세도 거뜬하다.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 완화를 위한 생활 습관 [건강퍼즐]

삶의 질 낮추는 ‘과민성 장 증후군’, 원인과 치료 [건강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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