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참모진의 제22대 총선 출사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심복으로 불리는 ‘영건(젊은 기대주)’부터 윤 대통령의 얼굴인 수석비서관까지 20여 명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시기를 점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민생 행보에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경우 출마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5명의 참모진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중순부터 예산안 심사가 끝나는 12월 초순까지 추가로 5명에서 10명의 수석·비서관·행정관들이 순차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의 얼굴인 수석급 중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의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수석은 성남 분당을과 중원·수정 지역을 중심으로 차출설이 나온다. 김 수석은 경기 남부권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수석은 예전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를 떠나 고향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경북 영주에서 지역발전연구소를 설립하며 출마 채비에 나섰다. 부산 출마설이 나오는 이진복 정무수석은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인물 중에는 윤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김기흥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있다. 그는 5일 자로 면직을 통해 자리에서 물러나 사실상 출마를 향한 워밍업에 돌입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K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정치부·사회부, 뉴스 앵커 및 경인 지역 현장 반장을 맡았다. 김 전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2021년 여름부터 캠프에 합류해 인수위원회 공보 업무를 맡았고 올 8월부터는 부대변인으로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복심’으로 평가받는다. 출마 예정 지역은 민주당 정일영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이다.
같은 홍보수석실 소속 전지현 행정관도 최근 용산을 떠났다. 전 행정관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는 경기도 안양 동안을 지역구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법조인에 여성인 점이 포인트다. 전 전 행정관은 사법연수원 41기로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김황식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 경선 캠프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8년 국정 농단 사건 판결을 맡은 판사에 대한 ‘신상 털기’에 대해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조국 사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정치적 쟁점마다 목소리를 냈다. 변호사 시절 가정폭력 피해 여성 등 소위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쎈 언니’ 캐릭터로 잘 알려졌다.
비서관급에서는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이 지난달 20일 자로 퇴직해 ‘1호 비서관급 출마자’ 타이틀을 달았다. 정통 에이스 관료이자 지역 전문가로 고향인 충북 청주·청원구 출마가 예상된다. 서울대를 졸업했고 행시 37회다. 충북도청 기획조정실장, 충북 행정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자치행정비서관이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 전희경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 등도 출마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관급에서도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행정관은 이미 추석 연휴 전 용산을 떠났다. 부산 서구·동구 출마가 예상된다. 그는 과거 정병국 의원실 무급 인턴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실에서 정무비서, 권영세 의원실에서 정책비서로 일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 대통령의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허청회(경기 포천·가평)·배철순(경남 창원 의창) 행정관도 최근 용산에 작별을 고하며 사실상 출마 준비에 나섰다. 기자 출신의 이동석 전 행정관(충북 충주), 변호사 출신인 최지우 전 행정관(충북 제천·단양),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도 지역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대남 전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도 경기 용인갑 출마 예정이다.
출마가 예상되는 대통령실 수석의 교체와 함께 추경호 부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등 개각이 이달 중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7일로 예정된 대통령실 국정감사 종료 이후 이달 중순께 큰 폭의 참모진 교체설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민생 예산’ 정국인 만큼 예산안이 마무리된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근 중진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 목소리가 커지는 것 역시 변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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