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장관이 가자지구 공격 방안으로 “핵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파문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발언 당사자를 각료회의에서 영구 배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5일 아미차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이 라디오 방송에서 가자지구에 대해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핵 공격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는 것은 (전쟁) 실패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연정 파트너인 반(反)아랍 극우 성향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이다. 이 정당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은 반아랍, 반팔레스타인 선동에 앞장서는 대표적 극우 인사다.
발언은 곧바로 팔레스타인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엘리야후 장관을 ‘파시스트’로 칭하며 그의 발언이 이스라엘의 속내를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PA는 “엘리야후 장관의 발언은 점령국(이스라엘)이 우리에게, 특히 가자지구에 하고 있는 일에 관한 솔직한 선언이자 분명한 인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엘리야후 장관의 발언이 “책임지지 않는 장관의 끔찍하고 미친 발언”이라며 “인질 가족과 이스라엘 사회를 공격했고, 우리의 국제적 지위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엘리야후 장관은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핵 공격 발언에 대해 “은유적 표현”이라고 물러섰다. 그는 “우리는 테러에 강경하고 비대칭적인 대응을 해서 테러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도 엘리야후 장관을 각료회의에서 배제시켰다. 그는 엘리야후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으로, 이스라엘과 군은 비전투 인력의 피해를 회피해야 한다는 국제법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각료는 “모든 각료회의 결정은 모바일 투표를 통해 이뤄지기에, 회의 참석 배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총리의 조치를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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