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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투쟁’ 선거 치르는 민노총, MZ 노조 확산 이유 돌아보라


이달 하순 치러지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을 외치고 있다. 연임을 노리는 양경수 후보는 최근 “선거를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 민주노총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여성 위원장’에 도전한 박희은 후보도 “분노를 모아 송곳 같은 투쟁을 만들어내야 했지만 슬프게도 민주노총은 무기력했다”며 더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양 후보와 박 후보는 각각 민족해방(NL) 계열과 민중민주(PD) 계열 노선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이 위원장 선거에서 ‘과거 유물’이 돼야 할 이념 논쟁을 40년 넘게 되풀이하며 정치 투쟁에 매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운동의 본령에서 벗어난 민주노총은 진보좌파 정권 수립에 협력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반면 보수 정권이 들어설 경우에는 정권 흔들기 및 퇴진 투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같은 행태는 거대 노조와 정치권의 유착을 낳고 야권의 노조 기득권 지키기 법안 추진으로 이어졌다. 정호희 전 민주노총 대변인이 최근 “왜 국민의힘 계열 정권 때는 어김없이 퇴진 투쟁 구호가 등장하고 민주당 계열 정권 때는 침묵했는가”라고 비판한 이유다. 강성 노조가 노조원의 권익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철 지난 이념에 빠져 계속 정치 투쟁을 벌이자 국민들뿐 아니라 내부 조합원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도심에서의 불법 집회·시위 반복은 교통 체증과 소음을 유발해 시민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또 강경 투쟁에 매몰되다 보니 소외된 근로자의 권익 지키기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러니 MZ 세대 노조원 중심으로 탈(脫)정치를 지향하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강성 노조의 대안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MZ 노조가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되는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 MZ 노조는 낡은 이념 투쟁에서 벗어나 노조원의 이익 대변에 주력하면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민주노총이 정치 투쟁과 기득권 지키기의 악습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노조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노조가 되려면 낡은 이념의 외투를 벗고 불법 강경 투쟁 대신에 근로 조건 개선 등 노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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