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 최대 통과 가능 선박 수가 줄어들며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물류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기후 변화가 해운까지 영향을 주며 물가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파나마에서 수년간 지속된 물 부족으로 운하 운영에 차질이 빚어져 통항 가능한 선박이 줄었다”며 “문제가 악화될 경우 선박들이 파나마 운하 사용을 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파나마운하청(ACP)은 3~6일 파나마 운하 일일 통행 가능 최대 선박 수를 25대로 줄였다. 내년 1월에는 하루 20대만 통행 가능하다. 파나마 운하는 최적 상태에서 하루 최대 38척을 감당할 수 있다. 내년 초에는 운항 가능 선박이 최대치보다 47.4% 줄어드는 셈이다.
극심한 가뭄이 운하 운영에 차질을 끼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최고점이 해발 26m로 갑문을 사용해 배를 띄워 이동시킨다. 갑문에 주입하는 물은 주변 가툰 호수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가뭄으로 호수 수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파나마 운하 주변의 올해 10월 강수량은 평균 대비 41% 적어 1950년 이후 최저였다. 담수 부족에 파나마는 식수 부족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NYT는 “선박 한 척 운항에 파나마 국민 50만 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이 쓰인다”고 전했다.
세계 해운 5%가량을 담당하는 파나마 운하 운행 차질로 물류비 또한 인상될 전망이다. NYT는 “지난 8월 운행 차질이 빚어졌을 당시 파나마 운하 통행 ‘대기열 등록’을 위한 경매 가격이 정상가 2배에서 10배까지 올랐었다”며 “이러한 추가 비용은 이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