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과 재미로 개봉 당시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던 명작들이 재개봉을 통해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볼 영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극장가에 재개봉작들이 활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11년 개봉한 ‘만추’가 8일 4K로 리마스터링되어 돌아온다. 감옥에서 7년 만에 휴가를 얻어 나온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는 남자 훈의 3일간의 강렬한 로맨스를 그렸다. 주연을 맡은 현빈과 탕웨이의 풋풋한 모습이 더욱 반갑다.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쓸쓸한 감성을 지닌 시애틀의 모습이 더욱 아련하게 느껴진다.
2011년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 영화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 감독과 탕웨이는 2014년 결혼했다. 탕웨이가 직접 부른 엔딩곡도 새로 삽입됐다. 싱어송라이터 손성제가 자신의 곡 '멀리서'를 편곡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공식 주제가를 작사한 홍콩 유명 음악가 린시(임석)가 작사한 노래다. CGV는 만추 리마스터링 개봉을 기념해 오는 10일 김 감독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V)를 마련했다. 탕웨이의 또 다른 대표작인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과 '만추'를 아트하우스에서 함께 상영하는 '만추에는 헤어질 결심으로' 특별전도 선보인다.
1996년 개봉해 20세기 최고의 음악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영화 ‘샤인’도 4K 리마스터링으로 23일 극장가로 돌아온다. 주연 제프리 러쉬에게 아카데미·영국아카데미·골든글로브·크리틱스초이스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선사한 수작이다. 실존 인물인 데이비드 헬프곳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자신만의 음악의 길을 걸으려 하는 피아니스트가 트라우마와 마주하게 되고, 정신분열을 겪는 등 인생 역정을 그려낸다. 이를 극 중 나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비영어권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배우 소피아 로렌의 대표작 ‘해바라기’가 최근 재개봉됐다. 거장 비토리오 데 시카의 1970년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남편과 헤어진 여성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2019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와 동시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조커’는 1일 재개봉했다. 코미디언을 꿈꾸던 주인공 아서 플렉이 혼돈의 상징 조커로 거듭나는 과정을 조명했다. 주연 호아킨 피닉스의 놀라운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 준 작품이며, 제76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이번 재개봉은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특별전의 일환으로, 아이맥스로도 상영된다.
워너브러더스는 같은 날 올해 ‘오펜하이머’와 함께 글로벌 최고의 흥행 작품에 등극한 ‘바비’를 아이맥스 포맷으로 재개봉했다. 국내에서는 기대 이하에 흥행 실적을 거뒀지만 아이맥스 재개봉을 통해 다시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그리팅 영상과 본편 마지막에 보너스 영상이 추가돼 더욱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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