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북한에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 포로 김성태(사진) 씨가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지 반년 만인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전쟁 중 경기도 양주에서 다친 중대장을 업고 이동하다가 북한군에 붙잡혔다. 이후 포로수용소 탈출을 여러 차례 시도하다가 징역 13년을 살았고 1966년 석방 후에는 탄광 등에서 힘겹게 살아가다가 2001년 탈북했다. 그는 2020년 9월 다른 국군 포로 2명과 함께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은 32개월이 소요된 끝에 올해 5월에야 승소 판결이 났다. 서울중앙지법은 피고 북한이 원고들에게 각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당초 소송의 원고는 고인을 비롯해 총 5명이었지만 재판이 지체되는 사이 3명이 별세했다. 고인은 생전 판결에 대해 “오늘같이 기쁘고 뜻깊은 날을 위해 조국에 돌아왔지만 부모님과 형제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죽겠다”고 말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후 지금까지 국군 포로 80명이 귀환했으며 고인의 별세로 이제 국내에 남은 탈북 국군 포로는 10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국군수도병원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3일 오전이다.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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