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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더미와 거대한 나무 사진"…꺾이지 않는 中리커창 애도 물결

서거 해시태그 조회수 29억회…'SNS 인위적 정돈' 속 곳곳 오프라인 애도

일부 매체, 1면 거대한 나무 사진…"톈안먼 시위 유행 노래 연상"

사진=연합뉴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엑스(옛 트위터) 캡처.


28일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 별세 소식을 전하는 중국 남부 광둥성 지역 매체들의 1면. 남방일보는 중국공산당 광둥성위원회 기관지로 여타 관영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1면을 편집한 반면, 남방도시보와 신식시보는 '큰 나무' 사진을 1면에 게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갑작스러운 별세와 관련한 후속 사회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애도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따르면 '리커창 동지 서거' 해시태그 조회수는 별세 당일인 27일 총 23억 5000만회를 기록했고, 이날 기준 29억 7000만회 조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회수는 28일 3억 6000만회, 29일 1억 9000만회로 높은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이 해시태그로 작성된 글은 이날까지 64만 3000건이 넘는다.

앞서 웨이보에선 관영 매체 일부의 댓글이 막히거나 특정 해시태그가 "관련 법률·법규·정책에 근거해 이 화제의 내용은 표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검열된 바 있다.

이에 27일에는 해시태그인 ‘리커창 동지 서거’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인기 가요 '당신이 아니어서 안타까워요' 영상 등의 검색이 차단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모두 검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검색 결과는 인위적으로 ‘정돈’된 모습을 보였다. 리 전 총리와 관련한 글은 대부분 27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부고문이나 정부 기관·관영 매체가 고인을 추모하며 올린 것이었다. 더우인 등 다른 SNS의 상황도 이미 정리를 거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해외에 체류 중이거나 중국 안에서도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접속할 수 있는 SNS 엑스(옛 트위터)에선 중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리 전 총리를 애도하는 의미로 놓은 조화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검열로 인해 중국에서 접하기 힘든 소식을 꾸준히 공유해온 한 중국어 계정은 리 전 총리의 고향 인근인 안후이성 허페이 뿐만 아니라 허난성 정저우, 윈난성 쿤밍, 홍콩, 저장성 항저우, 광둥성 광저우 등 전국 곳곳에 마련된 꽃다발 더미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들 가운데는 "인민의 좋은 총리"나 리 전 총리가 지난 3월 총리 퇴임을 앞두고 한 말인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 天在看)" 등의 문구를 적어둔 쪽지가 자주 눈에 띄었다. '권력 집중', '독재', '쓰레기통' 등 노골적이고 과격한 단어로 현 정권을 비난하는 글귀도 꽃다발 틈에 섞여 있었다.

이에 일부 지방 매체의 반응도 관심을 보였다. 리 전 총리 별세 이튿날 중국의 거의 모든 신문은 1면에 고인의 흑백 사진과 중국 당국의 공식 부고문을 게재했다. 광둥 지역 매체 남방도시보는 1면에 "리커창 동지 서거"라는 헤드라인만 달고 그 밑으로 거대한 나무 사진을 실었다. 광저우의 매체 '신식시보' 역시 나무 사진을 1면에 크게 넣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 사진들은 28일 중국 SNS에서 화제가 됐다. 나무 사진이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당시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노래인 '아주 큰 나무'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가 누리꾼들 사이에 돌았기 때문이다.

정계 내에서 '소신파' 이미지였던 리 전 총리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민들이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 대한 불만을 호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층 민중은 최근 수년 동안 사회 통제가 강화되며 불만이 억눌러러온 상태인데, 이번 애도를 ‘발언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당국이 '오프라인' 반응에 더욱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는 역사적 경험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1976년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사망과 1989년 후 전 총서기의 사망으로 인한 추모 열기가 각각 1·2차 톈안먼 시위로 연결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앞선 두 시위는 문화대혁명이나 경제난 등 중국의 사회·경제적 혼란기와 맞물려 나타났다.

실제로 산둥성 등 중국 내 일부 대학에선 리 전 총리 애도 활동을 불허한다는 통지가 나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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