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이나 올렸지만 아직 부족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달성한 선수는 3명. 한 번 더 트로피를 들어야 오롯이 단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26~29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2)에서 열리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은 다승 공동 선두 3인의 우승 의지로 일찌감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예원(20·KB금융그룹)과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 임진희(25·안강건설)다.
2년 차 이예원은 상금과 대상(MVP) 포인트, 평균 타수 1위다. 4승이면 다승왕에 상금왕·대상·최소타수상까지 4관왕이 유력해진다. 서울경제 클래식 뒤로 2개 대회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상금 13억 2100만 원으로 상금 2위 박지영과 3억 5500만 원 차이의 1위인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하면 상금왕 확정이다. 서울경제 클래식은 이예원이 지난해 신인상을 확정한 무대이기도 하다.
9년 차 박지영은 데뷔 해에 받은 신인상 이후로는 주요 타이틀을 안아본 경험이 없다.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단독 다승왕이라는 타이틀은 골프 인생에 아주 큰 의미일 것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야 상금왕 경쟁을 끝까지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6년 차 임진희는 22일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 우승에 이어 2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2연승은 아무도 못 이룬 기록이다. 제주 출신인 임진희는 “시즌 시작할 때부터 다승왕이 제일 큰 목표였다”며 “이상하게 제주에서 경기를 하면 아주 잘 치거나 아예 못 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잘 치고 싶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올해 7~8월 제주에서 연속으로 열린 3개 대회 우승자가 박지영, 임진희, 이예원이라는 것이다. 박지영은 제주 더시에나에서, 임진희는 블랙스톤 제주에서, 이예원은 서귀포 테디밸리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이예원은 4월 롯데스카이힐 제주에서 열렸던 국내 개막전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 3인의 대결은 ‘제주 여왕’들의 트로피 쟁탈전인 셈이다.
이예원은 그린 적중률 3위(75.2%), 페어웨이 안착률 9위(78.5%), 라운드당 퍼트 수 14위(29.8개) 등에서 보이듯 약점 없는 골프를 한다. 그래서 톱 10 진입률 1위(46.1%)다. 박지영은 그린에서 강하다. 스리 퍼트 확률이 2.01%로 최소 1위다. 라운드당 퍼트 수 3위(29.3개)이고 퍼트로 얻은 타수 이득 부문에서도 4위에 올라 있다. 임진희는 아이언 플레이가 좋다. 파4·5 홀 그린 적중률이 74%로 전체 5위다.
이 밖에 지난해 대회 최소타(18언더파 270타)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이소미(24·대방건설)는 대회 역대 최초의 2연패 기록을 노린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지만 최근 두 대회에서 2위, 3위를 하고 제주로 넘어왔다. 대상 포인트 6위 박현경(23·한국토지신탁)도 핀크스에서 시즌 첫 승을 이루려 한다. 김민별(19·하이트진로)은 신인상 굳히기를 꿈꾸며 포인트 2·3위인 황유민(20·롯데)과 방신실(19·KB금융그룹)은 역전 신인상의 발판을 마련하려 티잉 구역에 오른다.
23일 찾은 ‘세계 100대 코스’ 핀크스는 막바지 코스 주변 정리로 분주했다. 코스 내 정비는 이미 완료돼 양탄자 같은 밀도 높은 페어웨이가 선수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낮 최고기온 20도 이상에 바람도 잔잔한 온화한 날씨가 한 주 내내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다. 102명의 출전 선수들은 24일 프로암과 25일 연습 라운드로 코스 점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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