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준공 후에도 장기간 해산·청산을 하지 않은 조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67개소가 소송 등의 이유로 해산·청산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해산 또는 청산의 지연원인을 분석해 조합장 등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법적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23일 서울시는 2023년 상반기 정비사업 조합 해산·청산 일제조사를 올 7~9월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는 조합의 해산·청산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 및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개정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 따라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정비사업 준공에 따른 이전고시 완료에도 아직 해산·청산하지 않은 조합은 총 167개소였다. 주요 지연사유는 △소송 진행(79개소) △조합장 또는 청산인의 소재 불명(42개소) △잔존업무 처리 등 정상 추진 중(36개소) △시공사와의 분쟁(6개소) △채권·채무 관계(4개소) 등이었다.
조례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올해 상반기 해산 완결된 조합은 12개소, 청산 종결된 조합은 25개였다. 해산된 조합 대표청산인의 보수는 평균 연봉 4800만 원으로, 최고 연봉 1억 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시는 “복잡하고 난해한 조합 운영의 특성과 각종 문제가 일시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라며 “조합의 해산 또는 청산이 지연되면 그만큼 조합 운영을 위한 각종 경비가 소모되고 조합원에게 배당돼야 할 청산금이 줄어들어 조합원은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해산 또는 청산의 지연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하여 그 책임이 조합장이나 청산인에게 있다고 판단될 때는 수사 의뢰, 조합설립인가 취소 등 강력한 법적조치를 통해 지연 조합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또 청산 과정에서 정기적인 정보공개 의무 및 관련 자료 보관 의무를 위반한 의혹이 있는 청산인 22명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에 따라 수사 의뢰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전고시 1년 이내에 해산총회 의결을 하지 않은 조합 8개소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했다. 또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시·구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해산 또는 청산업무 관련 민원이 있는 정비사업 조합 4개소에 대한 실태점검을 병행하고 있으며, 해산·청산절차가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하반기 일제조사를 올 12월부터 시행하며, 자치구의 조합 관리실태를 평가해 담당공무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일제조사를 통해 정비사업 조합의 해산과 청산업무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지연 조합이 대폭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현장점검과 제도개선을 통해 앞으로도 조합 운영을 더욱 엄격하고 내실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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