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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열차 입찰비리 관련 SR 간부 입건…SR 대표 국감서 사과

현대로템, 비계량평가서 3점가량 앞서

이종국 SR 대표, '민영화 포석' 질의에

"전혀 아니다…정부도 계획 없어"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왼쪽)과 이종국 SR 대표이사가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이 발주한 3세대 고속철도차량 사업 과정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SR 직원 등 관계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입찰방해 혐의로 3명을 입건했다. 1명은 SR의 간부급 직원 A씨다. A씨는 지난 8월 31일 직위 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사업 낙찰예정자로 선정된 현대로템 측 관계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허 의원실은 설명했다.

경찰은 SR이 올해 4월 신규 고속열차 EMU-320(동력분산식 고속철) 112량(5255억 원)과 차량 유지보수 서비스(4750억 원)를 묶은 1조 원 규모의 발주 입찰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로템은 당시 협력업체였던 우진산전을 누르고 낙찰 예정자로 선정됐는데, 철도업계에서는 입찰 직전 평가위원 명단이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말이 나왔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종국 SR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SR이 허 의원실에 제출한 기술평가 점수표에 따르면, 당시 계량평가에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은 각각 20.0, 19.685로 0.3점가량 차이 나는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비계량 평가에서 현대로템은 67.80점을 받아 64.51점을 받은 우진산전을 3.3점가량 크게 앞서며 사업을 따냈다. 이 평가에서 SR이 선정한 평가위원 9명은 모두 현대로템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A씨가 평가위원 명단을 유출했는지 여부 등에 경찰의 수사력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6월 SR과 현대로템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데 이어 8월 양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SR 이종국 대표는 경찰 수사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사과드린다”며 “국회법이나 개인정보 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차량 유지보수 서비스를 사기업인 현대로템에 넘기고 궁극적으로 SR을 민영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의 질의에는 “전혀 아니다”라며 “낙찰을 통한 계약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역시 SR 민영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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