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150명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등 3명을 석방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들은 영상이 이번 공격 전에 촬영된 것이라며 하마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7일 이스라엘 공격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정착민 1명과 그의 자녀 2명이 충돌 과정에서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알아크사 방송은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로 영상을 내보냈다.
해당 영상에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에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푸른 웃옷을 입은 한 여성이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과 이들을 풀어주고 떠나는 하마스 전사 세 명의 모습이 담겼다.
낮에 촬영된 이 영상에는 인질들을 인계받는 군 장병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영상의 진위와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방송들은 이 여성이 지난 하마스의 이번 기습공격 이전에 하마스에 붙잡혔다가 풀려난 사람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홀릿 키부츠(집단농장) 주민인 아비탈 알앗젬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이웃에 사는 두 아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지역으로 강제로 끌려갔다가 돌려보내졌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납치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마하고자 이번 공격과 무관한 영상을 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인질 최소 150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인질 가운데에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포함돼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복을 공언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인질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가를 공습할 때마다 인질 1명씩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돼 억류된 것으로 전해진 인질들의 공식적인 석방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