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근에 군력을 집결시키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지상 전면전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스라엘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에얄 윈터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직장을 벗어나 예비군으로 소집된 노동자만 30만명이 넘어서 산업에 일시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감내해야 할 경제적 피해는 전쟁의 기간에 따라 예비역들이 얼마나 오래 직장을 떠나 있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세력이 기습 테러를 감행한 이후 이스라엘 방위군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30만명 이상의 예비역을 소집했다. 예비역은 교사, 기술직, 창업가, 농부, 변호사, 의사, 간호사, 관광, 공장 노동자 등 다양하다. 이스라엘 산업 부문 대다수에 외국인 노동자 인력이 배치돼있어 사업 중단은 없지만 업계의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광물 수출 부문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북쪽으로 불과 20마일 떨어진 이스라엘의 아쉬도드 항구는 칼륨 수출의 주요 거점이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이스라엘 발(發) 칼륨 공급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윈터 교수는 “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광물 수출 뿐만 아니라 관광 산업도 당장 말라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이 과거 테러리스트 공격과 군사 조치에도 견뎌왔지만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무디스 측은 “이번 충돌이 이스라엘 공공·금융·기업 부문의 신용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충돌 규모와 지속 기간에 달려 있는데 현재로서는 매우 불명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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