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데뷔로 기대를 끌어모았던 독일 샌들업체 버켄스탁이 주식 거래 첫날 폭락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버켄스탁은 공모가(46달러)보다 12.61% 급락한 4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버켄스탁 공모가는 당초 계획했던 44~49달러의 중간 수준에서 형성됐는데 이날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41달러 선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버켄스탁의 시초가 대비 하락폭은 최근 2년간 상장한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업체 가운데 최악의 성적이다.
상장 전부터 거품 논란에 휩싸였던 버켄스탁의 공모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 기준으로 버켄스탁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7배에 이른다. 이는 먼저 상장한 동종업체들과 비교하면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어그스·호카 등 브랜드를 보유한 데커스아웃도어는 주당 511달러 수준으로 PER이 22배 수준이다. 크록스의 경우 주당 87달러 선으로 PER은 7배에 불과하다. 사모펀드를 통해 버켄스탁을 인수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PER이 현재 22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 심리가 냉각되고 있는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미국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상장 첫날 25% 가까이 폭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까지 14%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 증시에 입성한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클라비요 등도 상장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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