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석 상태인 미 하원 의장 후보로 거론되며 임시로 의장직을 대행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으나, 다른 후보 지지로 입장을 바꾸는 해프닝을 벌였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 의장이 친(親) 트럼프 극우파의 반란에 축출되고 차기 의장 경선 후보들이 트럼프와 친분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이번 해프닝은 트럼프의 공화당 내 영향력을 다시금 보여준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차기 하원 의장 후보로 짐 조던(사진) 하원 법사위원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던은 훌륭한 하원 의장이 될 것이고 내 완전하고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하원 의장 경선은 조던 위원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간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하지만 미국 헌법 규정상 반드시 하원의원이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전날 폭스뉴스 디지털과 인터뷰에서 당 통합 차원서 임시로 의장을 맡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의회에 친구가 많아 그들로부터 통합자로서 연설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그래서 그들이 결론을 내릴 때까지 내가 당을 위해 단기간 의장직을 맡을 수 있냐고 물었다. 필요한 경우라면 내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내년 대선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오직 당을 위해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시 의장 대신 조던 위원장 지지로 선회했다. AP통신은 “트럼프가 이 과정에서 공화당 내 지배력을 보여줄 지렛대로 의회 지도력 공백을 이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원 의장 선출 하루 전이 10일 워싱턴DC에 가서 공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도 밝혀,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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