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6위 선수도 연습 경기하듯 편안하게 돌려세웠다. 이제 두 번만 더 이기면 한국 배드민턴에 29년 만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챔피언이 탄생한다.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계속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태국의 부사난 응밤룽판을 2대0(21대12 21대13)으로 격파했다. 6일 있을 4강 상대는 세계 5위의 허빙자오다. 허빙자오는 지난해까지 안세영에게 4연패를 안긴 상대지만 올해 들어 안세영의 5승 4패 우위로 판도가 바뀌었다.
이날 만난 응밤룽판은 세계 16위, 안세영은 세계 1위다. 1세트 8대4에서 10대8까지 추격당했으나 안세영은 이내 다시 달아났고 2세트도 단 한 번의 리드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안세영을 흔들기 위해 다양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철벽 수비에 번번이 막히자 응밤룽판은 방도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응밤룽판은 경기 후 한국 취재진을 향해 “안세영 대박”이라는 말도 남겼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무려 9개 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이 화룡점정으로 금맥을 이으려 한다. 앞서 중국과 여자 단체 결승에서도 세계 3위 천위페이를 제압하며 금메달에 앞장섰던 안세영은 2관왕을 향해 질주 중이다.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는 부상으로 단식을 포기했다.
안세영은 “(주변에서) ‘세계 1위답게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오는데 ‘아직 1위 실력은 아닌 것 같다’고 답한다”며 “몸 상태는 80~90% 정도 올라왔다. 무릎 쪽이 안 좋은 듯한 게 살짝 걱정되지만 그 부분만 빼면 괜찮다”고 했다.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 양재원(상무), 김종호(현대제철)가 나선 컴파운드 양궁 남자 단체전은 결승에서 인도에 230대235로 지면서 2연패가 불발됐고 은메달에 만족했다. 여자 단체전은 3위 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32대229로 물리쳐 동메달이다. 소채원(현대모비스), 오유현(전북도청), 조수아(현대모비스)로 팀을 꾸린 한국은 준결승에서 대만에 224대230으로 패해 대회 3연패는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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