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 경쟁을 넘어 신규 서비스를 한국에 발 빠르게 출시하며 한국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트립닷컴은 연내 한국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인 ‘트립지니’의 음성인식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립지니는 챗 GPT를 활용해 트립닷컴에서 고객들이 여행 관련 정보를 묻고 답을 얻는 서비스다. 트립닷컴 측은 “한국에서도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해 여행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트립지니로 관련 정보를 문의한 후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스닷컴은 내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 ‘원키’ 통합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호텔스닷컴은 호텔 10박 이용 시 1박을 무료 제공했다. 앞으로는 호텔스닷컴뿐 아니라 익스피디아그룹의 계열사에서 고객이 포인트를 적립하고 그룹 소속 다른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서비스를 바꾼다. 한국 고객들을 익스피디아그룹으로 더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킹닷컴 또한 미국·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개인 맞춤형 여행을 추천해주는 AI 여행 플래너와 여행지의 숙소뿐 아니라 항공·렌터카·액티비티 등을 한 번에 검색·예약할 수 있는 ‘커넥티드 트립’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OTA들이 경쟁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국내 고객들이 해외여행에 대한 선호가 높을 뿐 아니라 상당수가 글로벌 OTA를 이용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 온라인 해외거래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글로벌 OTA를 이용해 숙박을 결제했다고 답한 비중은 82.2%에 달했다. 3년 전보다 18%포인트가량 증가했다. 항공 역시 같은 기간 약 15%포인트 높은 41.9%를 기록했다.
국내 토종 OTA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표 OTA인 야놀자 또한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전 세계 호텔 등을 상대로 클라우드 기반의 호스피털리티 서비스와 연관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트립비토즈는 올 8월부터 해외 결제가 가능한 글로벌 사이트를 오픈해 한 달 만에 3만 달러가량의 해외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 중 30~40%는 외국 이용자가 한국 여행을 위해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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