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특정 해에 생산한 일부 제품에서 악취가 풍긴다는 민원이 속출하는 가운데 명확한 교환 기준 없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온라인 명품 커뮤니티에서는 이달에만 루이비통 제품의 악취 관련 교환 글이 수십 건 이상 게재됐다. 앞서 2018년부터 생산된 루이비통 일부 제품에서 공정 문제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언론 보도 이후 소비자들이 가방이나 지갑을 교환하고자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들 제품은 카우하이드(다 자란 암소가죽)로 제작된 가방 '알마BB', '포쉐트메티스', '사라 월릿' 등으로 확인됐다.
현재 루이비통 매장에서는 악취 문제가 공론화된 일부 제품군에 한해 프랑스 본사 심의 등을 거쳐 교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가격대의 가방이나 차액을 지불하고 더 비싼 새 제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 확산된 글에는 ‘본사 심의 없이 매장에서 바로 제품을 교환해줬다’는 사례도 있고 어떤 매장에서는 관리 부주의를 지적하며 제품 교환을 거부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교환 여부는 순전히 ‘운’인 셈이다.
한 소비자는 "몇백만원짜리 가방에서 냄새가 난다는 건 그 자체로 비정상인데 왜 교환을 거부하느냐"며 "개인 부주의로 거절 사례가 많은데 설마 이렇게 비싼 가방에 냄새 나는 물건을 넣고 다녔을 리가 있겠냐"며 뉴시스를 통해 토로했다.
교환 관련 기준이 이처럼 들쭉날쭉이다 보니 제품 교환을 받았다는 게시글에 매장의 위치와 이름을 묻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이에 따라 ‘잘 교환해주는’ 매장에 원정을 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본질적으로 제품 교환 관련 기준을 분명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루이비통 측이 문제 원인과 모델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혼란을 부르고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소비자는 “결국 악취 문제는 100% 루이비통 측 잘못이고 수선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데 명확한 교환 기준도 밝히지 않는 것은 배짱 장사”라면서 “명백한 기준을 밝히고 이에 따라 교환을 해줘야 한다”고 조선비즈에 전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으로 떠올랐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 루이비통은 당초 ‘악취 이슈’가 떠오른 지난 7월 교환 과정에서 같은 제품임에도 차액을 요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구입액은 168억달러(약 21조원)다. 1인당 명품 구입액은 325달러(약 40만원)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을 웃돌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피해 보상 기준에 따르면 교환은 동일한 물건을 바꿔주는 것"이라며 "차액을 요구하는 것은 보상 기준에 맞지 않다"라고 뉴스1을 통해 지적했다.
한편 루이비통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서 확인 중”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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