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커뮤니티에 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남성이 체포된 가운데, 해당 커뮤니티의 계정 도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살인을 예고한 30대 남성이 해당 계정을 돈 주고 매입했다고 진술했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 등으로 자신의 소속을 인증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커뮤니티다. 이번 사건과 같이 익명성을 이용해 신분을 사칭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중고 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블라인드 계정 구매합니다', '블라인드 전문직 아이디 삽니다', 변호사 인증 계정 팝니다' 등의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계정을 사고 판다는 게시글을 종합하면 블라인드 계정의 가격은 2만~10만원 선이다. 다만 의사, 변호사 등 일부 전문직 계정은 200~300만 원을 호가한다.
블라인드 계정을 사고 파는 이유를 두고, 업계는 이성의 호감을 얻으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블라인드 계정과 연동된 자체 데이팅 앱 '블릿'을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직장이 노출된다. 이때 유명 대기업 혹은 전문직이 인증된 경우 상대의 호감을 얻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성의 호감을 사는 것 외에도 바이럴 마케팅과 여론조작 등을 목적으로 계정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블라인드 내 계정 거래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블라인드 측은 "사칭 계정 의심 정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정에 가입할 경우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등 불법적 활동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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