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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아 잘 지내니?" 6명에 새 생명 준 고대생에 '눈물의 졸업장' 수여

고려대, 숭고한 나눔 정신 기려 故이주용 학생에게 명예학사학위 수여

30일 고려대 명예학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이해근(왼쪽부터) 고려대 공과대학장, 이명진 고려대 교무처장, 기증자 이주용씨의 아버지 이상윤씨, 동생 이준영씨.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고려대 졸업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에 빠져 6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한 이주용씨가 하늘에서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고려대 본관 제2회의실에서 ‘故이주용 학생 명예학위수여식’이 진행됐다.

이씨는 고려대학교 4학년 재학중이던 올해 6월, 2023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던 중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동생이 119를 통해 즉각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하고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젊고 건강한 아들이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낙담했지만, 어디선가 몸의 일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씨가 심장과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췌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6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는 다방면에 재주가 많았다. 활자 중독일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고 조깅과 자전거를 즐겨하며 꾸준한 운동을 해왔다. 구리시 구립시립청소년 교향 악단과 고려대학교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며 음악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기증자 이주용씨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2달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씨가 명예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건 학교 측의 배려 덕분이다. 이씨가 공학도의 꿈을 키웠던 고려대는 지난달 기계공학부 전체 교수 회의를 열고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학업에 매진했던 고인의 숭고한 나눔 정신을 기억하려는 취지에서다.

이날 명예학사 학위 수여식에는 고(故) 이주용 학생 가족 및 지인을 비롯해 고려대 김동원 총장, 이원규 교무부총장, 이명진 교무처장, 이해근 공과대학장, 김종옥 공과대 교학부학장, 한창수 기계공학부 학부장, 태범석 공과대학 교우회장, 이정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관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오늘 본교에서 수여하는 명예학사학위가 고(故) 이주용 학생의 영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첫걸음이자 고인의 부모님과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며 “고려대는 여섯 명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었던 그의 꿈과 희망, 사랑, 용기, 헌신의 정신을 나눠 받아 친구와 후배들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고인의 숭고한 생명 나눔의 정신을 기리며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이주용 군을 고려대학교에서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생명을 살린 기증자를 영웅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생명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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