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튜버가 후원금을 받고자 태국의 한 호텔 로비에서 팬티만 걸친 채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돼 망신살이 뻗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이 태국의 한 호텔 로비에서 팬티만 입고 른바 ‘개다리 춤’ 등 알 수 없는 춤을 추더니 카메라를 향해 하트도 날리는 등 영상을 촬영해 게재했다.
이 남성은 태국에서 활동 중이던 한국인 유튜버로 지난 21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죄로 체포했던 유튜버 A씨였다.
그는 지난 2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태국 유흥업소 여성들과 유사 성행위 등을 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고 후원 등으로 1130만원가량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벌어들인 수익을 임의 처분할 수 없도록 기소 전 추징보전을 추진한 상태다.
조사결과 A씨는 동남아 여행과 관련한 채널을 운영하는 전업 유튜버로 태국 현지에 머물면서 다섯 차례에 걸쳐 음란 행위가 담긴 생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방송은 연령 제한 없이 청소년들도 접근할 수 있는 실시간 방송으로 송출됐다. 중계 이후에는 다시 보기 링크를 삭제해 현재는 흔적이 모두 지워졌다.
이같은 A씨의 선정적 방송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나라 망신이다”, “국격이 훼손됐다” 등 비판적 여론이 들끓었다.
제보를 통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파악한 뒤 귀국해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현지 영사관의 협조를 받아 자진 입국을 종용했다. 지난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A씨를 체포했다.
그가 제작한 영상들에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유사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이나 발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현지에서도 보도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마린TV 등 태국 매체는 한국 유튜버가 자국의 길거리에서 여성을 함부로 촬영하고 술을 권하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귀갓길에 한국 남성이 스트리밍 방송을 하며 다가와 나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다”며 “내가 이를 거절하고 카메라를 피했지만 계속 다가와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하는 도중에 내 몸을 촬영하는 것을 느껴 불안했다”며 “유튜버는 계속 연락처를 교환하자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남성의 유튜브 채널을 확인했더니 태국 여성에게 성희롱하거나 추행하는 영상이 많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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