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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재개된 中헝다, 장중 87% 급락…시총 3조 증발

주가 0.35홍콩달러 '동전주' 전락

상반기 순손실은 6조원으로 축소

홍콩의 헝다 사옥에서 한 행인이 걸어나오고 있다. 헝다는 28일 홍콩증시에서 17개월만에 거래를 재개했지만 87%나 급락했다. AFP연합뉴스




2021년 대규모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위기에 도화선이 된 헝다(에버그란데)가 28일 17개월 만에 주식거래를 재개했지만 장중 87%나 폭락해 이른바 ‘동전주’로 전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헝다그룹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21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78.79%나 하락한 0.35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3월 21일 거래정지 처분이 내려졌다가 이날 거래가 재개된 헝다그룹 주식은 개장과 함께 폭락하며 장중 한때 0.22홍콩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거래 중단 직전일인 지난해 3월 20일에 비해 189억 홍콩달러(약 3조 2000억 원)나 빠졌다. 헝다는 2021년 말 디폴트 선언 이후 주택 건설 중단, 하도급 업체 공사 대금 미지급 등을 잇따라 일으키며 중국 부동산 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바 있다.



헝다는 약 317억 달러로 추산되는 해외 채무 재조정 계획에 부채의 일부를 주식연계상품으로 스와프하는 방안을 포함한 바 있어 주식거래 재개가 상당히 중요했다. 이들은 해외 채무 재조정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나머지 대출기관과의 상환 연장 협상이 제대로 성사돼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가 이처럼 폭락하면서 계획대로 진행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홍콩 소재 UOB카이히안의 스티븐 렁 이사는 “앞으로도 헝다의 운영과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 구매자들이 국영 개발 업체를 선호하는 데다 경기 부양 혜택도 받을 수 없어 헝다가 주택 판매로 부채를 상환할 희망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헝다는 전날 올 상반기 순손실 폭이 최근의 매출 증가 덕에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헝다는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330억 위안(약 5조 99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으며 매출은 44% 증가한 1282억 위안이라고 전했다.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2조 4400억 위안에서 2조 3900억 위안으로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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