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태권 소년’ 빅토르 호블란(26·노르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쩐의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호블란은 28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GC(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오프(PO)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로 7언더파 63타(최종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적어냈다. 2위 잰더 쇼플리(미국·22언더파)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그는 시즌 페덱스컵 챔피언에게 주는 보너스 1800만 달러(약 238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투어 챔피언십은 시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30명만 출전하는 PO 3차전이자 시즌 최종전이다. PO 2차전 BMW 챔피언십까지의 순위에 따라 보너스 타수가 적용되는데 2위를 달린 호블란은 이번 대회를 8언더파의 이득 타수로 시작해 나흘 동안 19타를 줄였다. 지난주 BMW 챔피언십에 이어 2연승을 거둬 시즌 3승째이자 통산 6승째를 기록한 그는 “지난 2주 동안 최고의 골프를 했다”며 “지금 이 순간을 믿기 어렵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호블란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7년간 태권도를 배워 검은 띠까지 딴 ‘태권 소년’이다. 골프는 11세 때 시작했다. “태권도가 정신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는 그는 2018년 노르웨이 선수 최초로 US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2019년 프로로 전향한 호블란은 2020년 2월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노르웨이 선수 1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페덱스컵 챔피언 등극 또한 노르웨이 선수로는 최초이며 유럽을 통틀어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 이어 역대 4번째다. 호블란은 경기 종료 이후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4위로 지난주 5위보다 한 계단 올라섰다.
2위에 오른 쇼플리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는 저력을 보였으나 전날 6타 차로 벌어진 간격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덱스컵 챔피언까지는 한 계단이 모자랐으나 2019년과 2020년 준우승, 2021년 공동 5위, 지난해 4위에 이어 또 한 번 준우승을 보태며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윈덤 클라크(미국)가 3위(16언더파), 지난 시즌 페덱스컵 챔피언 매킬로이가 4위(14언더파),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5위(13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달렸던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최종전에서 1위를 지키지 못하고 공동 6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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