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수출통제 및 미중 무역 관계를 다룰 ‘워킹 그룹’ 출범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 시각으로 27일 오후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 동안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방중이 이어졌지만 미중 관계 최대 현안인 수출 통제 권한을 가진 러몬도 장관의 방중은 특히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를 방문해 현지 공산당 서기와 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만나고,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와 디즈니랜드를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몬도 장관은 방중 기간에 미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 중국의 희귀광물 수출통제 등의 문제를 논의할 양국간 소통 채널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발표될 워킹그룹이 미중 무역 현안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밖에도 중국과 지적 재산권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보잉사 항공기의 중국 인도 지연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속에서 보잉사는 중국 항공사가 주문한 130여대의 보잉 737맥스 항공기를 중국에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미중 간의 워킹그룹 계획은 중국이 미국 수출통제 정책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미 의회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러몬도 장관은 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과 소통하겠지만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방중 목표와 관련해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 기업들을 대표해 무역 이슈를 제기하며, 여행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있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수잔 클락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미중 무역 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부딪히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몬도 장관의 이번 방중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에 이어 지난 6월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다. 이번 러몬도 장관의 방중 이후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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