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동료가 회사 대표에게 성희롱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사 대표에게 억대의 합의금을 대신 요구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2단독(신동호 부장판사)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4일 과거 경남 창원의 한 호텔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B씨로부터 호텔 운영자 C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고충을 들었다. 이에 A씨는 C씨에게 '전 직장 동료 성추행 및 성희롱 혐의로 고소·고발한다'는 취지의 글을 보내 독단적으로 합의금 5억원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이 호텔 종업원으로 근무했다.
A씨는 전 직장 동료인 B씨가 "C씨에게 성희롱을 당해 힘들다"고 토로하자 자신이 대리인처럼 나서 C씨에게 성희롱 관련 내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주며 합의금을 요구했다.
해당 CCTV 영상에는 C씨가 B씨에게 손동작으로 성희롱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있었고 A씨는 해당 영상을 백업해 따로 소지하고 있었다.
A씨는 이를 이용해 B씨에게 합의와 관련해 위임을 받지 않았지만, C씨에게 "고발 접수 예정임을 사전 통보드린다. 그동안 수많은 성적 수치심을 일으켜 피해자의 정신적인 피해 보상에 따른 합의금을 지불할 것을 요청한다", "합의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해 형량이 가중될 수 있음을 안내드린다. 합의를 원하면 대리인인 저에게 연락하길 바란다"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합의금으로 5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C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벌금형 이외에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판결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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