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18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미·미일의) 삼각 동맹은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며 3국이 고위 당국자간 연례 회담, 북한의 도발 대응을 위한 다개년 공동 군사훈련 계획, 경제 및 에너지 안보 협력 방안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 연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데 대해서는 특정 국가를 경계한 것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리는 한미일 협력을 깊고 강력하고 지속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강력한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는 정상회의 연례 개최를 포함해 안보와 첨단 기술, 역내 전략, 경제적 파트너십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3국 고위 당국자간 연례 회담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3국 정상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개년 공동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도발 대응 방안에는 탄도미사일 방어 통합, 정보 공유 및 위기 소통, 역내 비상사태 대응 정책 공조 개선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다개년 군사훈련 계획에 대해서 설리번 보좌관은 "육해공과 해저, 사이버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며 "이는 한미일 삼국이 수년간 매우 확장된 분야에서 공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은 경제 및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협력 계획도 발표한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표적으로 ‘공급망 교란 조기 경보 체제’를 꼽으며 "한미일 삼국은 인도태평양 전반을 아우르는 동반자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해상을 포함한 새로운 역내 이니셔티브도 발표할 것이며, 이는 우리의 공조가 3국뿐 아니라 역내 전반에 혜택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3국의 공식 방위동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를 명시적 목표로 설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삼자 동맹은 깊어지고 한층 제도화되고 있으며, 우리는 오늘 삼국 협의 공약(commitment to consult)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자체가 매우 유의미한 조치"라며 "정상급 회담 정례화 및 여러 각료급 회담 정례화로 실질적인 제도화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국에서 이번 회의를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고 부르며 경계하는 데 대해 "명백히 '태평양 나토'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역내 안보를 증진하고,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누군가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자유롭고 열려있으며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북러의 기술 및 안보 관계를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보 당국이 북러의 미사일 기술 협력을 포함한 문제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 이란과 같은 국가들로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무기를 조달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에 입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오전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해 골프 카트를 타고 한미일 정상회의 장소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공동 오찬 및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3국 정상이 별도 정상회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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