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용시장에 인공지능(AI) 붐이 몰아치면서 AI와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는 기업들조차 AI 전문가 채용을 위해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 사이에서는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AI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유통, 금융, 제조업들 조차도 AI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수십만 달러가 넘는 연봉까지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액의 연봉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및 스톡옵션까지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WSJ는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AI 전문가를 채용하려고 있는 상황을 ‘전쟁터’에 비유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연봉 90만 달러(약 12억원)에 머신러닝 플랫폼 매니저를 뽑는 구인 공고를 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아마존은 연봉 34만 달러(약 4억 5000만원)를,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 힌지는 연봉 33만~39만 달러(약 4억 4000만~5억 2000만원)를, 기업 및 프리랜서 플랫폼 업워크는 26만~43만 달러(3억 4700만~5억 7000만원)를 각각 AI 전문가 채용 연봉으로 제시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회사 존스랑라살(JLL)도 건물 관리와 관련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AI 전문가를 모집하는데 애를 먹는 상황이다. JLL 기술 사업부의 공동 대표 미히르 샤는 한 구직자가 “왜 AI 엔지니어인 내가 부동산 분야로 와야 하냐”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샤는 “우리 회사는 수십 년에 걸친 자산 데이터가 있다”며 “이는 빌딩 관리, 에너지 절감, 매매가 책정 등을 지원하는 AI 모델 훈련에 쓰일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모든 AI 전문가가 인기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AI 업무에 필요한 수학, 통계학,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에 숙련됐으면서도 업계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이다.
개별적으로 인재를 뽑는 게 어려워 아예 소규모 AI 업체를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IT 플랫폼 업체인 서비스나우는 2020년부터 2개의 AI 회사를 인수했다.
빌 맥더멋 서비스나우 대표는 인수 이유에 관해 “AI 인재는 구하기 어렵고, 몸값이 비싸고, 까다롭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AI 인재들은 고액의 연봉 뿐 만 아니라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지에 대한 여부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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