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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에 기상이변…중소도시 폭염일수 증가세 대도시 넘었다

기상청, 48년간 기온 관측 자료 분석

중소도시 기온 상승률·폭염 증가세 가장 높아

90년대 기점으로 대도시는 인구 증가세 주춤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계속 도시화 진행 영향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도시화에 기상이변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폭염 일수 증가세가 대도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폭염 일수에서는 대도시가 여전히 높지만 기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중소도시가 대도시를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기상청은 지난 48년간(1973~2020년)의 국내 지역 30곳의 기온과 폭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비교한 ‘도시화 효과가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인구 30만 명 이상인 중소도시 8곳의 연평균 기온은 10년당 0.38도 올라 대도시 8곳(0.36도)보다 상승 폭이 컸다. 비도시는 0.23도로 그 뒤를 이었다. 도시 평균 상승량은 10년당 0.37도였다.

이 중 도시화 효과에 의한 기온 상승 추정치는 중소도시의 경우 0.11~0.19도에 달했다. 도시화가 중소도시의 전체 기온 상승량에 29~50%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반면 대도시는 이미 도시화가 진행된 영향으로 0.08~0.17도 정도 기온이 오르는 데 그쳐 22~47% 정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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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최근에야 두드러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도시와 비도시 사이의 기온 편차 증가 추세는 48년을 절반씩 구분했을 때 전반기 24년(1973~1996년)에는 대도시에서 컸으나 후반기 24년(1997~2020년)에는 중소도시에서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대도시에 사는 인구 비율은 1990년대에 약 52%로 고점을 찍은 뒤 다소 감소했지만 중소도시 인구 비율은 최근에야 31%로 최고점을 기록했다”면서 “1990년대 이후 성장이 정체한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는 최근까지 성장을 지속한 점이 기온 상승세와 폭염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영향으로 폭염 일수 증가세도 중소도시가 훨씬 가팔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소도시는 폭염 일수가 10년마다 1.8일 늘었으나 대도시는 같은 기간 1.6일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기상관측소 사이의 거리가 50㎞ 이하인 인접 도시를 비교하면 대도시와 중소도시 차이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예컨대 대도시로 분류된 대전은 폭염일이 10년마다 1.1일 증가했지만 중소도시로 분류된 청주는 1.7일 늘었다. 또 대전 폭염일은 1973~1996년 연평균 11.8일에서 1997~2020년 연평균 11.3일로 감소했는데 청주는 같은 기간 13.7일에서 13.8일로 많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소도시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대도시에 비해 도시화 효과가 조금 더 많이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조사에서 대도시(인구 100만 명 이상), 중소도시(인구 30만 명 이상 100만명 미만), 비도시(인구 10만 명 안팎)를 비교 대상으로 구분해 표본으로 분석했다. 대도시는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수원·울산, 중소도시는 청주·천안·전주·포항·제주·구미·진주·원주, 비도시는 제천·통영·양평·영천·남원·부여·강화·금산·영덕·산청·보은·임실·성산·추풍령의 평균기온을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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