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글로벌 기업들의 순이익이 2개 분기만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기록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중국 경기부진이 원자재·화학 등 업종의 실적에 미친 악영향이 더 컸다. 하반기에도 중국이 경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연말까지 기업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를 인용해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증시 상장사 1만1000곳의 총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 줄어든 9557억 달러(약 1259조 원)라며 이같이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 경제의 부진이 시장의 수요 감소,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파급효과를 일으켜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조사 대상 16개 업종 중 소재 및 에너지, 전기, 화학 등 8개 업종의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분야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40%나 감소한 소재 및 에너지 업종이다. 영국 석유메이저 BP는 지난해 2분기 14년만에 최고 실적을 거뒀으나 올 2분기에는 전년대비 81%나 급감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화학업 역시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60%나 줄었다. 독일 바스프가 76%나 순이익이 줄었으며, 일본 아사히화성도 68% 감소했다. 전기장비 업종도 퀄컴의 순이익이 52%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30% 감익을 기록했다. 소비 위축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침체가 원인으로, 시장조사업체 IDC재팬은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대로 글로벌 기업실적을 떠받친 것은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 자동차 업종이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알파벳·메타·아마존·테슬라 등 6개 기업의 순이익은 2021년 2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업체의 순이익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한 비중은 8%에 이른다.
자동차 업종은 도요타가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조엔 고지를 밟는 등 제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었다. 금융업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의 영향으로 80%나 순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JP모건이 67%나 증가하며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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