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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소리에 고개 들자 '퍽퍽퍽'…지하철서 美10대 소녀에 맞은 한국계 가족

뉴욕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가족을 위협하는 10대 소녀들. 사진=온라인 캡처·연합뉴스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10대 소녀들이 아시아계 승객을 공격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8일(현지시간) CBS 뉴욕방송과 NBC방송은 뉴욕경찰(NYPD)이 지난 6일 뉴욕 지하철 열차 내에서 아시아계 여성과 또 다른 승객에게 폭력을 행사한 10대 흑인 소녀를 수배했다고 보도했다.

NYPD와 피해자 인터뷰 등에 따르면 피해자인 아시아계 부부는 11세 쌍둥이 딸과 함께 네바다주(州)에서 뉴욕을 방문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로, 부인은 한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 영(51)으로 알려진 피해 여성은 열차 건너편 좌석에 앉은 10대 소녀 3명이 큰 웃음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봉변을 당했다. 영은 "그들을 바라보자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이 이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웃자 상황이 바뀌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소녀들은 이후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등 거친 표현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의 남편 켄 영이 나서 "좀 더 괜찮은 표현을 써줄 수 있겠나"라고 자제를 당부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태도로 위협했다.

같은 열차에 탑승한 승객 조애나 린은 이 상황을 그대로 휴대전화에 담았다. 린은 '무슨 일이 생기면 증거로 써야겠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들의 모습이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10대 소녀 중 한 명은 린에게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주먹을 날렸다. 이어 이 소녀는 린을 보호하려 뛰어든 수 영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뉴욕경찰이 수배한 가해자. 사진=뉴욕 경찰(NYPD) 제공


폭행은 지하철이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은 이 10대 소녀 중 한 명과의 몸싸움으로 안경이 부서지고, 머리카락이 뽑히는 등 피해를 봤다.

NYPD는 이 사건을 인종 차별에 기반한 혐오범죄로 보고 가해자들을 수배해 찾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뉴욕 지하철역에서도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피해 여성인 수 영은 이 사건을 인종으로 인한 혐오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계는 대립을 피하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10대 소녀들이 그들 가족을 손쉬운 범죄 대상으로 봤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영은 "그들은 아주 어린 소녀들"이라며 "법 집행을 떠나 우리가 사회 및 공동체로서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해 소녀들과 흑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분노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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