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선임한 사선변호인 2명이 이틀 만에 모두 사임해 변호를 포기했다. 이로써 주 작가 측의 변호는 국선변호인 한 명이 맡을 예정이다.
사선변호인들이 사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녹음본을 확인하고 여론의 추이 등을 살펴 사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주 작가 측의 변호를 맡은 A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 2명은 지난 2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이 사건 선임계를 법원에 제출하고 사건을 검토한 뒤 이틀 만에 돌연 사임했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성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변호인들이 변론을 포기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실제 녹음본을 듣고 유죄 판결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계를 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주 작가 부부에 대한 여론이 나빠져 다른 변호사들도 선뜻 변호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녹음본을 들은 류재연 나사렛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는 "법률가라면 녹음본을 다 듣고 변론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 작가 부부가) 떳떳하다면 녹음본 전체를 공개해달라"고 제안했다.
주 작가는 사선변호인이 모두 사임하자 특수교사 측에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취했고, 이후 2차 입장문을 냈다.
주 작가는 당시 입장문에서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면서도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주 작가 부부가 선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선변호인들의 사임으로 주 작가 측의 변호는 지금처럼 수원지검이 위촉한 피해자 국선변호인 한 명만이 맡을 예정이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피해자 국선변호인은 사임할 수 없다.
이 사건 재판은 지금까지 두 차례 진행됐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50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앞서 주호민 부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아들을 가르쳤던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해 논란이 일었다.
기소됐던 특수교사는 직위해제됐다가 복직됐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 사건 외에 지역 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 상태에 있는 교사 4명에 대한 복직도 검토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