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한 내 주요 군수공장을 잇따라 시찰했다. 또 소총을 직접 시험 사격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전쟁 준비를 위한 무기 현대화를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향후 무기 수출을 염두에 두는 동시에 8월 말 실시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군사적 견제 의도를 담은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3∼5일 사흘간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 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 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저격 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 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 생산 공장을 찾아 직접 둘러보고 “(북한)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신형 저격 무기 생산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유사시 적후에서 무장 투쟁을 하게 될 부대들이 휴대할 저격 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은 전쟁 준비에서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무기 수출을 위한 생산 독려의 의미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 공격기용 엔진 생산 공장에 대한 현지 지도에서는 “최근 우리가 새로 개발한 전략 무기들을 기술적으로 보다 세련시키고 계열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이들 저격 무기와 순항미사일, 무인 공격기의 대량 생산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군수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소총 등을 직접 들어 살펴보고 사격해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대거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북중러 밀착을 과시한 데 이어 군수공장 방문을 통해 신형 무기 등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한미·한미일 안보 동맹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강 대 강’ 기조와 강화된 억제력을 재차 과시하려는 행보”라고 했다.
북한이 ‘국방 경제 사업’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해 러시아를 향한 본격적인 무기 세일즈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군수공장 공개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품목에 대한 대량 생산 가능성 등을 김 위원장이 직접 검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과 무기 전시회에 동행하는 등 무기 판매를 암시하는 행보를 보여 외신도 이를 집중 보도했다. 이후 러시아 공군기가 이달 1일 평양에 왔다가 이튿날 모스크바로 돌아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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