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번, 식사 후 꼬박꼬박 이를 닦고 구강검진도 받았거든요?”
자녀에게 충치가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난감해 한다. 흔히 충치로 불리는 치아우식증은 초기 증상이 없다. 치아의 안쪽 층까지 중등도로 진행된 뒤에야 찬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 아이들은 표현이 서툰 데다 치과 진료에 대한 공포가 큰 나머지 불편함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더욱 어렵다. 부모들이 자녀의 치아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김현정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유치(젖니)가 나오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전후부터 거즈나 유아용 칫솔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치아를 닦아주고 정기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음식물을 입 안에 오래 머금고 있거나 과일주스, 요거트 같이 당분이 들어간 음료나 간식을 자주 찾는 아이들은 치아우식증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다. 당장은 충치가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영유아 구강검진 사업이 도입되고 학교에서도 구강검진이 이뤄지는 추세라 예전보다 어린이의 충치를 세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여전히 치과는 아픈 부위를 한번 치료 받으면 더이상 안 가도 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짙다”고 말했다. 구강검진 역시 일회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히 불편하지 않아도 연 1~2회씩 가까운 치과를 꾸준히 방문하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이다. 나이가 어리고 평소 구강관리가 잘 되지 않는 편이라면 빈도를 더 늘리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부모님의 꼼꼼한 양치지도가 필요하다”며 “치과를 방문했을 때 아이의 이가 잘 안 닦이는 부위나 충치 발생에 취약한 부위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충치 뿐 아니라 다양한 구강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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