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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바이든의 ‘중국 사용법’을 보면서

쿼드·NATO 등과 편대 이뤄 중국 난타

中 경제 큰 타격, 美는 중국 의존 줄여

尹도 중국 관계서 ‘경제 성과’ 높여야

미중 격돌 ‘공백’ 공략하면 득점 가능





“Love me tender. Love me sweet(부드럽게 날 사랑해줘요. 달콤하게 날 사랑해줘요)…”

1979년 1월 당시 중국의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 방문 중 대중들 앞에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러브 미 텐더’를 불렀다. 미국인들은 덩의 열창에 열광했다. 이후 미국은 덩의 노래에 화답하듯 중국을 달콤하게 대했다. 심지어 2001년에는 자격이 미비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까지 허용했다. 그 덕에 중국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미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패권 도전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이 미국에 비해 얻은 것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덩의 ‘미국 사용법’은 주효한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잃은 것을 돌려받으려는 듯 중국을 호되게 대하고 있다. 2021년 6월 기자회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시 주석과 나는 오랜 친구가 아니다”라며 강공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손잡고 중국을 난타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쿼드, 칩4 동맹, 그리고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편대를 이룬 맹공은 미국 홀로 중국을 때렸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보다 효과가 더 컸다. 중국 경제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 올해 6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대비 5.4%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중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 불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바이든의 중국 때리기는 실속도 컸다. 미국은 중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미국 발(發) 수입 비중을 지난해 상반기 6.8%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7.0%로 끌어올렸다. 이 부문 순위도 지난해 4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반면 미국의 대(對)중국 수입 비중은 올해 1~5월 13.4%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줄어 19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2009년 이후 줄곧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3위로 밀려났다. 바이든의 ‘중국 사용법’은 미국에 이득을, 중국에 손실을 줬다는 점에서 유효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對)중국 외교도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는 듯하다. 중국은 25일 외교장관을 ‘늑대전사(戰狼·전랑) 외교’를 상징하던 강경파 친강에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교체했다. 왕 신임 외교부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이어서 친강 시절에 악화된 한중 관계의 복원이 기대된다. 왕 부장은 이달 14일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을 때 이미 “교류를 재개하고, 호혜적 협력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언급 이후 한중 관계의 장기간 냉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중국의 태세 전환으로 받아들일 만한 발언이었다.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의 일관된 대중 외교 원칙을 수용한 결과라면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득점을 높일 기회가 온 셈이다. 다만 올해 1~5월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118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5~12월의 52억 달러에 비해 두 배 넘을 정도로 심각해졌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과거 중국의 행태를 돌아보면 지금의 표면적인 미소 뒤에 보복의 칼날을 감추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4월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고 그 여세를 몰아 ‘워싱턴 선언’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이제 윤 대통령은 미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에 이어 경제 관계에서도 우리의 파이를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유능함을 보여줄 때가 됐다. ‘대한민국 1호 영업 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의 공격 포인트는 명확하다. 미중의 정면 충돌 과정에서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미국 기업의 빈자리, 그리고 미국의 진입 장벽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는 중국 기업의 공백을 파고드는 것이다. 우리의 대표 선수들인 기업들이 맘껏 뛸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윤 대통령은 탁월한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세계 ‘톱10’에서 13위로 잠시 밀려난 대한민국 경제가 기운을 되찾아 다시 비상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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