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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상가 경매물건 쏟아진다…"대출금 못 갚고, 역전세 직격탄" [집슐랭]

2020년 상반기 4만9374건 이후 가장 많아

빌라왕·역전세난에 다세대주택 4667곳 경매

서울 한 빌라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빌라와 상가의 경매 물건이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법원에 신규 등록된 경매 물건 수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와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역전세난의 직격탄을 맞은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법원에 접수된 전국의 경매 신규 물건 수는 총 4만 794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7447건 대비 1만 건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경매에 나오는 물건은 은행 등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신규 등록된 경매 건수는 최근 경기 상황을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로 평가된다. 경매 신규 건수는 2020년 상반기 5만 건에 육박했다가 지난해 상반기 3만 7447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다 하반기 4만 12건을 기록하며 다시 4만 건을 넘어선 뒤 반년 만에 8000건 가까이 늘었다.



사진 설명


올해 상반기에도 빌라가 주로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반기 실제 진행된 경매를 살펴보면 총 7만 3183건 가운데 1만 2661건(17.3%)이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나타났다. 경매 물건을 접수하고 감정평가를 거쳐 입찰 기일이 정해지기까지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지난해 말 법원에 접수된 물건들이다. 빌라 등 다세대주택의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경매를 신청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률(낙찰률)도 17.5%로 다른 부동산 대비 가장 낮았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입자들의 전세금은 선순위 채권이라 경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데 빌라 시세가 폭락하면서 오히려 경매 물건의 가격이 시중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그나마 집으로라도 회수하고 싶은 세입자들이 스스로 낙찰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와 상가·오피스텔·근린시설도 각각 1만 4452건, 1만 269건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그간 아파트값이 높아 빌라 등 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이 90~100%에 육박했는데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서 전세 보증금이 매매 시세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서울 지역의 연립·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경매 물건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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