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지역에 몬순(우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까지 침수 위기를 맞았다. 인도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야무나강의 수위가 위험 수위 직전까지 상승하면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연방정부 산하 중앙수자원위원회(CWC)가 인도 북부 지역에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야무나강의 수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CWC는 이날 오후 기준 야무나강의 수위가 152m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위험수위까지 불과 0.4m가 남은 상황이다.
야무나강은 인도 갠지스강의 지류 중 두 번째로 큰 강으로,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아그라, 노이다 등 인도 북부의 주요 도시를 관통한다. 특히 야무나강은 아그라에 위치한 타지마할 북쪽 성벽을 끼고 흐른다. 야무나강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타지마할이 침수 위기에 놓이는 이유다.
실제로 강물은 타지마할 외곽의 붉은색 사암 성벽 윗부분까지 차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강물이 더 차올라 성벽을 넘어서면 타지마할의 흰색 대리석 벽면에 물이 닿아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도의 유적지 관리 기관인 인도고고학연구소(ASI) 측은 아직 타지마할에 대한 큰 우려는 없다면서도 "비가 더 많이 오거나 며칠 동안 수위가 이 정도로 높게 유지된다면 상황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지마할 인근이자 야무나강과 더 인접한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의 무덤 등 다른 유적지들은 이미 수해를 입었다.
이번 몬순 폭우는 인도 북부 지역에 집중됐다. 지난 14일엔 야무나강이 범람하면서 뉴델리를 포함한 델리주와 주변 지역이 심각한 침수 피해를 보았다. 인도 언론들이 "45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라고 평가할 정도다. 지금까지 폭우 관련 사고로 6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2만 명 넘는 피난민이 발생했다.
인도 기상 당국은 몬순 호우로 이미 강수량이 평년보다 8% 웃돌았다고 밝혔다. 몬순은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며 이 기간에 연 강수량의 대부분이 내린다. 다만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도 몬순에 대한 예측이 불투명해지면서 산사태와 북단 히말라야 지역의 돌발 홍수가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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