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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子세습’ 투르크멘, 전임대통령 우상화 위한 신도시 공개

고층 아파트와 교육·의료·문화시설 등 들어서

투르크메니스탄 신도시에 설치된 금박 조형물. AP 연합뉴스




부자(父子) 대통령이 대를 이어 통치하는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전임 대통령 우상화 정책의 하나로 건설 중인 신도시 일부가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이날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조성된 신도시 ‘아르카닥’에서는 1단계 조성 사업 완료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과 러시아·중국·독일 등에서 온 대표단 등이 참석했다.

신도시 이름인 아르카닥은 ‘보호자’를 뜻하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통한다.

신도시 조성사업은 전임 대통령 재임 기간이던 2019년부터 시작됐으며, 행사가 열린 이날은 그의 66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예산 33억∼50억 달러(약 4조4000억∼6조60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1단계 사업에 따라 신도시에는 고층 아파트와 교육·의료·문화시설 등 336개의 현대식 빌딩이 세워졌다. 높이 43m의 동상을 비롯해 전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물들도 도시 곳곳에 들어섰다.



이날 행사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전통의상을 입은 참석자들이 “아르카닥과 세르다르에게 영광을, 투르크멘족 지도자에게 영광을”이라는 구호도 외쳤다.

이달 초 시작된 신도시 2단계 조성사업은 2026년에 완료될 예정이며, 당국은 향후 이곳에 거주하는 인구가 7만3000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권위주의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신도시 조성 외에도 전임 대통령을 우상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이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대통령령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아르카닥이라는 이름의 TV 채널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지 일부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가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전직 대통령 숭배를 위한 호화 프로젝트에 대부분 사용한다”고 비판한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 집권한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현재 지도자로서의 공식 지위를 누리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는 지난해 3월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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