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남성 승객이 기내 사방팔방에 대변을 보고 이를 저지하는 승무원 얼굴에 침을 뱉는 등 괴이한 행동을 벌였다. 승객들은 기내에 퍼진 악취로 2시간여 비행시간을 고통 속에 견뎌야 했다.
27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4일 인도 뭄바이 공항에서 출발해 델리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C 866편의 1번 좌석에 탑승한 남성 승객이 좌석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변을 봤다. 남성은 이를 말리는 승무원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 이륙 후 안전 운항을 위해 승객들에게 착석해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온 직후였다고 한다.
이 남성은 제자리에 앉으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다른 승객들이 앉은 곳 근처로 가서 바지를 내리고 또 대변을 봤다. 옷 소매와 바지에 대변을 묻혀 비행기 통로 등 기내 곳곳에 문지르기도 했다.
대변 냄새로 가득 찬 기내에서 승객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비행 중 안전을 위해 남성을 적극적으로 저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승무원들이 뒤늦게 이 남성을 물리적으로 제압해 더 이상 사태가 커지지 않았다. 이 승객은 그 와중에도 승무원들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남성과 다른 승객을 격리해 무사히 운항을 끝냈다.
이 승객은 델리 공항에 도착해서 미리 출동해 있던 경찰에 인계됐다. 그는 북아칸드주 출신의 요리사로 최근까지 아프리카에 파견돼 근무했으며 기내에서 그 같은 일을 벌인 이유는 알려지 않았다. 경찰은 이 남성을 상대로 구체적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사 측은 이 남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11월 26일에도 기내에서 ‘소변 테러’를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인도 델리로 향하던 에어인디아의 여객기에서 글로벌 금융사 웰스파고의 인도지사 부사장을 지낸 샨카르 미슈라(34)가 술에 취한 채 옆자리 72세 여성을 향해 소변을 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때 항공사 측의 미온적인 대처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건 발생 직후 승무원들은 '소변 테러'를 당한 피해 여성을 돕는 것을 꺼렸으며 좌석을 바꿔 달라는 요청도 처음에는 거절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는 미슈라를 즉각 체포할 것을 요구했지만 승무원들은 그를 데려와 사과하게 했을 뿐이며 항공사 측의 경찰 신고는 사건이 발생하고 몇 주 후에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미슈라는 양측 합의에 따라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한 후 피해자의 소지품을 세탁해 돌려줬지만 피해자는 항공사에 항의 서신을 보내 "가뜩이나 정신없는 상태에서 가해자를 대면하고 협상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당황스러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