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는 화려한 도시예요. 제 옷의 문양도 국제적인 마카오 상징에서 따왔죠. 쇼케이스를 통해 마카오의 패션을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마카오의 패션 디자이너 누노 로페스)
지난 7~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복합 리조트 마리나 베이 샌즈(MBS)에서 관광과 마이스(MICE) 산업의 허브로 자리잡으려는 마카오의 야심찬 포부를 담은 ‘마카오 쇼케이스’가 열렸다. ‘마카오의 맛’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3일 간 8500명의 방문객이 참석했고 전 세계 40여 명의 취재진도 함께 했다.
MBS는 마카오 쇼케이스를 주최한 샌즈 차이나의 자매 호텔이다. 마이스 산업 선두 주자인 싱가포르 방문객을 대상으로 마카오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행사 장소로 낙점됐다. 월프레드 웡 샌즈 차이나 대표는 “팬데믹 이후 해외에서 샌즈 차이나가 처음 개최하는 이번 행사가 국제적인 레저·MICE 장소로서의 마카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의 트레이드 쇼에는 18개의 마카오 현지 중소기업(SME)이 참가해 식품·화장품·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을 소개했다. 행사 첫날 3일치로 준비한 중소기업 제품의 재고가 거의 소진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웡 대표는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의) 중소기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최대 계약자다. 중소기업을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마카오의 독특한 문화적 향취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카오의 문화는 포르투갈의 400년 통치로 인해 아시아와 유럽이 혼합된 특색을 지닌다. 이날 데이비드 베컴이 즐겨 찾는 ‘샐리스 베이커리’의 앞에는 마카오식 에그타르트를 맛보기 위해 방문객이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마카오 중소기업 관계자 마틴 호 씨는 “아직 수출이 되지 않아 마카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들”이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 관광객들에게 마카오 제품을 알리려 한다”고 밝혔다.
마카오의 명물 아몬드 쿠키인 저향원병가·영기병가, 라거와 에일의 중간인 ‘골든 에일’ 맥주로 유명한 마카오맥주를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마카오 행사장 곳곳에는 성 바울 대성당 유적과 연인들을 위한 골목으로 알려진 트라베사 다 파이샤오, 삼륜 자전거 등 마카오의 랜드마크와 상징들이 전시됐다. 마카오 청소년 미술협회 주관으로 마련된 전시 ‘이주 사이(Between Migrations)’를 통해서는 마카오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했다.
마카오의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상도 진열됐다. 마카오 디자이너 최초로 런던 패션위크에 참여하기도 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 누노 로페스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고 “런던이 창의적이라면, 마카오의 패션은 화려하고 럭셔리한 특성을 지닌다”면서 “쇼케이스를 통해 패션 도시 마카오를 알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8일 MBS 헬리코니아 볼룸에서는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와 마이스 전문가들이 업계 관련 최신 의견을 논의하는 ‘마이스&럭셔리 포럼’이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됐다. 샌즈 차이나가 마카오의 고등 교육기관과 협업해 향후 마이스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려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마카오 대학교·마카오 폴리테크닉 대학교·마카오 과학기술대학교 등 마이스 산업 전공 학생과 종사자들이 샌즈 마카오 리조트의 런더너 마카오에 마련된 스마트 스테이지를 통해 원격으로 참석했다.
포럼에서 크리스찬 웨스트벨드 래플스호텔 싱가포르 지사장은 포럼에서 “마카오는 성장하는 마이스 산업 속에서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면서 “전 세계 강국들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가까운 거리 내에서 많은 것들이 이뤄진다. 런더너 마카오로 ‘유니크 목적지’의 매력을 갖춰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이스 산업은 엔데믹을 맞아 다시금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마이스 컨설팅 기업 엔코어 글로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는 응답이 6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15%)과 하이브리드(19%) 행사를 열 것이라는 응답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다.
이 때문에 포럼에서는 마이스가 사람과 대면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셰리프 카라마트 컨벤션전문경영자협회(PCMA) 회장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마이스 참석자들의 1순위는 마이스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 대한 ‘접근성’이었고 2·3순위는 ‘인프라’와 ‘여행지로서의 매력’이었다”면서 “4순위는 우리가 무심코 간과하기 쉬운 ‘관계’였다. ‘가격’은 5순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이) 참가자에 대해서 깊게 파악한다면 고객들은 돈을 더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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